새해 주요 증권사들의 화두는 '경쟁'이다.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신년사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돼 '승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한결같이 강조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4일 신년사에서 "올해 금융산업의 패러다임이 규제 강화 등으로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도 "금융위기에서 살아남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층 강력해진 모습으로 돌아왔고 국내 시장에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은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같은 증권사뿐 아니라 은행 등 타 금융사들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은 이 같은 상황을 '응형무궁'(應形蕪窮:새로운 상황에 맞도록 적시에 적응해야 승리를 유지할 수 있다)이라고 표현했다.

증권사 CEO들은 승자가 되기 위해선 자산관리 부문 강화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증시가 작년처럼 급등하기 어렵다고 판단, 자산관리 부문에 주력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은 "모든 자산을 하나의 증권계좌를 통해 관리할 수 있는 '금융주치의' 제도를 도입해 자산관리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위해 신개념의 자산종합관리 상품을 내놓아 고객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수익원 다변화를 강조하며 자산관리 부문에 방점을 뒀다.

이를 위해 각 CEO들은 창조적인 사고를 주문했다. 특히 박준현 사장은 오토바이용 엔진 제조로 시작해 60년 만에 제트기를 만들어낸 혼다와 끊임없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성장한 GE와 삼성전자의 성공스토리를 예로 들면서 "창조 정신을 가진 기업들은 경쟁에서 항상 살아남았다"고 상기시켰다.

또 대형 증권사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해외 이머징마켓과 신시장 개척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래에셋그룹은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 주력할 것을 거듭 강조했으며 삼성증권은 2020년 글로벌 톱10 증권사가 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은 동남아시아에서 금융회사를 인수해 아시아시장에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을 천명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