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이 구체화되면서 계열사들의 주가 향방이 엇갈리고 있다. 회생에 유리한 조건을 확보한 '굿 금호'주는 반등을 모색하는 반면 불투명성이 여전한 '배드 금호'주들는 추가 하락하는 양상이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우건설은 1만3250원으로 3.52% 상승 마감하며 이틀째 강세를 나타냈다. 산업은행이 국내 대기업들을 전략적 투자자로 사모투자펀드(PEF)를 조성해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키로 한 덕분에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금호석유도 채권단이 채무를 1년간 연장해주는 자율협약 초안을 마련했다는 소식에 3805원과 2만850원으로 각각 4.39%,0.97% 반등했다. 신민석 대우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주가를 짓눌러왔던 그룹 관련 리스크가 일단 어느 정도 완화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채권단이 자구노력을 통해 회생시키는 방향으로 결정한 만큼 올해 영업 측면에서 이익을 회복하면 주가도 정상화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이 된 금호산업은 급락을 면치 못하며 하한가인 7090원으로 곤두박질쳤다.

또 다른 워크아웃 대상 기업인 금호타이어는 이날 부도설이 제기되며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이 밖에 대한통운은 향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 이슈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 속에 5만4500원으로 4% 가까이 하락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구조조정 방안이 마련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향후 대한통운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매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잇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호그룹 주식이나 채권을 편입한 펀드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한 펀드 매니저는 "대부분 펀드들이 금호그룹주를 미리 정리하고 대우건설이나 대한통운 등 피해가 적은 주식만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금호가 찍어낸 회사채에 투자한 채권형펀드의 경우 회사채 금리가 일부 30%까지 올라간 데다 받아줄 대상도 없어 그대로 보유하다 손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강지연/김재후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