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금융株 '1월효과' 기대로 빛났다
증시가 경인년 새해에 대한 기대로 첫날부터 상승,1700선 회복을 눈앞에 뒀다. 주요 정보기술(IT)주들이 동반 상승하며 개장일 증시 강세를 견인했고 주식시장의 '바로미터'격인 증권 등 금융주들도 '1월 효과'에 대한 기대로 줄줄이 뜀박질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배당을 노리고 들어왔던 프로그램 매수세가 오는 14일 옵션만기일을 전후로 청산되면서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어 코스피지수가 1월 중 1700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했다. 또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는 IT와 자동차 금융 등이 이 같은 강세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석 달 만에 80만원 회복

코스피지수는 4일 13.37포인트(0.79%) 오른 1696.14로 거래를 마쳤다. 평소보다 한 시간 늦은 오전 10시 약보합으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곧바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이날 2388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수도 1100억원을 넘었다.

IT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삼성전자가 1.25% 오른 80만9000원으로 마감,작년 9월30일(81만5000원) 이후 석 달 만에 80만원 선을 회복했다. 하이닉스도 이틀째 강세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반도체주들의 오름세가 돋보였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12월 하반기 D램가격이 예상외의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LG전자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도 일제히 급등했다.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LCD 산업의 경우 중국의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고 올해 예정된 각종 국제 스포츠 행사에 따른 수요 확대의 영향으로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중순 이후 증시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조정을 받았던 증권주는 이날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에 큰 폭으로 뛰었다.

대우증권은 6.84% 오른 2만1100원에 마감,7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증권(5.54%) 우리투자증권(4.50%) 대신증권(1.91%) 등 주요 대형주들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박석현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새해 첫날부터 증권주가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향후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은행주들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금융시장 전체의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에 일제히 반등하며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금호그룹에 대한 여신 규모가 많은 우리금융이 1만4450원으로 4.33% 올랐고 신한지주와 하나금융 등도 동반 상승했다.

◆1월 증시 주도주는 역시 경기민감주

IT와 자동차 등 경기민감주들이 1월 증시의 강세를 견인할 것이란 관측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 · 선물 간 가격차를 감안할 때 작년 말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세가 언제든 청산될 수 있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경우 무난히 소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IT와 자동차 금융 등 외국인 선호주들의 강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학균 SK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올해는 미국을 비롯한 전 지역에서 소비 회복이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라며 "결국 작년처럼 경기에 민감한 수출주들이 주식시장을 견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주들도 이익 개선세가 돋보일 것으로 기대돼 단기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조언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주가 수준)이 여전히 낮은 가운데 작년 4분기 실적이 기저효과로 인해 크게 개선될 전망"이라면서 "이달 후반 본격화되는 실적발표시즌에 앞서 은행과 증권주들의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윤/강지연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