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전자결제 관련 소프트웨어 오류로 현금인출기에서 돈이 인출되지 않거나 신용카드 결제가 대거 이뤄지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독일 금융당국은 21세기에 접어들 당시 우려됐던 'Y2K(컴퓨터 2000년 인식 오류)' 문제와 유사하게 금융 관련 프로그램이 2010년을 인식하지 못하는 '2010 버그'가 나타났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슈피겔과 한델스블라트 등 독일 언론들은 4일 "'2010 버그'로 독일 내 주요 은행과 현금인출기 등의 기능이 정지되고 신용카드 결제가 대량으로 이뤄지지 않는 장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포스트방크와 코메르츠방크 등 여러 은행과 신용협동조합에서 현금인출기 작동이 중단됐다. 상당수 신용카드 결제에도 장애가 발생했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독일 언론들은 수백만명의 카드 사용자와 수백만대의 현금인출기가 오작동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장애는 신용카드 등에 부착된 '스마트카드 기반 금융서비스(EMV)칩'에 내장돼 있는 프로그램이 2010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결함 때문에 일어났다. 현재 독일 내에서 사용되는 신용카드의 60% 이상에 EMV칩이 설치돼 있다. 독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수백만대의 현금인출기와 관련 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작업에 들어갔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