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후지이 히로히사 재무상(77 · 사진)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만류하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병원에 입원해 고혈압 등에 대한 정밀 검진을 받아온 후지이 재무상은 5일 퇴원해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총리관저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후지이 재무상은 본인의 건강문제를 들어 사의를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후지이 재무상은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나올 건강검진 결과가 어떨지 아직 모르지만 어떤 경우에도 의사의 판단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가 휴식을 권고할 경우 사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하토야마 총리는 "후지이 재무상이 계속 재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후지이 재무상의 사임 여부는 오는 18일 정기 의회 개시 이전에 결정될 전망이다.

하토야마 총리의 현재 내각에서 최고령인 후지이 재무상은 예산편성 등에 따른 피로누적과 지병인 고혈압으로 인해 도쿄 시내 병원에 입원해 정밀 검진을 받으며 연말연초를 보냈었다. 후지이 재무상은 1990년대 초반 자민당 정권에서도 재무상을 역임하는 등 재무성에서 20년간 근무한 베테랑 재무 전문가다. 때문에 국정 경험이 부족한 하토야마 내각의 무게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 왔다. 그만큼 후지이 재무상이 받은 부담감도 컸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후지이 재무상이 사의를 밝힘에 따라 경기침체와 지지율 하락에 고심하고 있는 하토야마 총리는 또다른 고민을 안게 됐다. 경제정책에 관한 한 자신의 오른팔 역할을 해온 후지이 재무상을 대신할 경제 장관 후보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