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아시아를 필두로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제조업이 살아나면서 고용 전망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새해 주요국 증시는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JP모건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5로 2006년 4월 이후 44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글로벌 PMI는 26개국 PMI를 반영한 것으로 50을 웃돌면 제조업 경기가 확장 국면,50을 밑돌면 위축 국면에 있음을 뜻한다. 글로벌 신규주문지수도 58.6으로 5년반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제조업체들의 채용 전망을 보여주는 고용지수가 50.2로 2008년 3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넘어섰다.

제조업 회복세는 아시아가 주도하고 있다. HSBC가 마킷이코노믹스와 함께 발표한 HSBC PMI는 아시아 지역에서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중국의 12월 HSBC PMI는 56.1로 2004년 4월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9개월 연속 상승세다. 지난 1일 중국 물류구매연합회가 발표한 12월 PMI지수 역시 56.6으로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인도의 PMI도 11월 53에서 12월 55.6으로 크게 올랐다. 한국(52.6→52.8)과 대만(58.4→58.7)의 PMI도 소폭 상승했다. 그레이스 응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제조업체들의 재고 대비 신규주문 비율이 2008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수요 회복과 함께 제조업이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업의 '온기'는 미국과 유럽으로 퍼져가고 있다. 이날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2월 제조업지수는 55.9로 전월(53.6)보다 오르며 2006년 4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고용지수도 전달의 50.8에서 52.0으로 개선되고 신규주문지수도 60.3에서 65.6으로 급등했다. 마킷이코노믹스가 집계한 유로존 PMI도 12월 51.6으로 전월(51.2)보다 상승했다.

제조업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주요국 증시는 새해 첫 거래일인 4일 큰 폭으로 올랐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1.50% 오른 10,583.96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1.73% 급등한 2308.42로 장을 마쳤다. 오는 11일 알코아의 실적 발표로 시작되는 4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모건스탠리와 보잉 인텔 등 주요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이 줄줄이 상향 조정된 것도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 유럽에선 영국 1.62%,독일과 프랑스 증시가 각각 1.53%와 1.97% 뛰었다. 브라질의 보베스파지수도 2.12% 올라 19개월 만에 7만 선을 회복했다.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2월물은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2.7% 오른 81.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08년 10월9일 이후 15개월 만에 최고치다. 금 2월물은 2% 상승한 온스당 1118.30달러에 거래됐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