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8일 이명박 대통령과 당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 등 당 · 정 · 청 핵심 인사 20여명이 청와대 지하벙커(워룸)에 모였다. 한쪽 벽면에 걸린 '위기를 기회로'라는 플래카드가 경제 위기상황을 대변했다. 비상경제대책회의 첫 회의가 열린 것이다.

그로부터 1년.그동안 비상경제대책회의는 그야말로 경제위기 극복 사령탑 역할을 해왔다. 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회의가 40차례였으며 안건 73개를 처리했다. 이 대통령은 외국 방문 기간을 제외하고 매주 목요일 이 회의를 한번도 거르지 않았다. 비상경제대책회의는 13차례 현장에서 열렸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이 대통령의 신념이 현장행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2월5일 보건복지 129센터 방문을 시작으로 남대문시장에서의 물가 챙기기,중소 쌀가공업체에서의 쌀 공급 점검 등 서민과 소통하는 데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4일 신년연설에서 올해 상반기에 비상경제체제를 끝내겠다고 했다. '워룸'체제가 6개월 연장된 것이다. 지난 1년간 비상경제상황실을 실무적으로 책임을 져 온 이수원 실장은 5일 "숨가쁘게 달려왔다"며 "비상체제를 끝내고 벙커에서 빨리 벗어나야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남은 6개월 동안 중점을 둘 분야로 이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밝혔듯이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이에 따라 한 달에 한 번은 비상경제대책회의가 고용전략회의로 대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워룸' 사령탑을 맡고 있는 윤진식 정책실장은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명심하고 향후 경제운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기로에 서 있다"고 밝혔다. 긴장의 끈을 놓을 때가 아니라는 얘기로 '워룸' 6개월 연장의 배경 설명이기도 하다. 비상경제대책회의는 목요일(7일) 조촐한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