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추미애 소신'이 정쟁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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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소신을 지키려고 한 행동을 마치 당의 위상을 높인 것처럼 말하는 건 얼토당토 않다.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소속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미애 환노위원장이 지난 4일 간담회에서 "이제 와서 당내정쟁의 희생물로 저를 끌고 간다면 저는 국민과 함께 소신과 원칙을 끝까지 지킬 수밖에 없다"는 발언을 비판한 것이다. 김 의원은 "사과는커녕 마치 자신이 정쟁의 희생양인 듯 말하는 건 교활한 술책"이라고까지 비난했다.
작년 12월30일 환노위에서 추 위원장이 자신의 중재안을 위원회 안으로 상정,가결한 것을 '불법적 날치기'라고 규정하는 간담회를 연 건 한나라당이 아니라 추 위원장의 친정인 민주당의 환노위원들이다. 추 위원장을 보필해오던 김재윤 간사는 이 자리에서 "평소에 소수자를 배려하기 위해 절대 다수결은 안 된다고 주장해오던 분이 소위원회의장 문을 책상으로 막아놓은 걸 보고 너무 서운했다"며 "한나라당과의 긴밀한 사전 작전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에 이건 '추한'(추미애-한나라당)연대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민주당은 원내대표단 이름으로 지난 4일 저녁 당내 윤리위원회에 추미애 의원건을 회부했고 5일에는 국회 윤리위에 추미애 환노위원장을 제소했다. 명목은 각각 당론위반과 야당의 권한 침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아무래도 추미애 위원장의 단독 행동에 대해 분개하는 의원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차악이지만 추 의원의 결단을 높게 사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정책위의장 등 당내 합리적 온건파들은 "당원으로서의 윤리위 청원은 하는 게 맞지만 국회 윤리위 제소까지 하는 건 온당치 않다"는 입장이다.
한때 추 위원장과 당대표를 놓고 경쟁했던 정세균 대표는 5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형오 의장,심재철 예결위원장,김광림 한나라당 예결위 간사를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면서 추 위원장도 같이하는 게 형평성에 맞다"고 말했다.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 개인의 소신과 당원으로서의 충성심 사이에서 추 위원장이 전자를 선택한 게 당내 정쟁거리가 되는 게 우리 후진 정치의 현 주소다. 당리보다 국익을 먼저 생각한 게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정치인들의 발상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민지혜 정치부 기자 spop@hankyung.com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소속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미애 환노위원장이 지난 4일 간담회에서 "이제 와서 당내정쟁의 희생물로 저를 끌고 간다면 저는 국민과 함께 소신과 원칙을 끝까지 지킬 수밖에 없다"는 발언을 비판한 것이다. 김 의원은 "사과는커녕 마치 자신이 정쟁의 희생양인 듯 말하는 건 교활한 술책"이라고까지 비난했다.
작년 12월30일 환노위에서 추 위원장이 자신의 중재안을 위원회 안으로 상정,가결한 것을 '불법적 날치기'라고 규정하는 간담회를 연 건 한나라당이 아니라 추 위원장의 친정인 민주당의 환노위원들이다. 추 위원장을 보필해오던 김재윤 간사는 이 자리에서 "평소에 소수자를 배려하기 위해 절대 다수결은 안 된다고 주장해오던 분이 소위원회의장 문을 책상으로 막아놓은 걸 보고 너무 서운했다"며 "한나라당과의 긴밀한 사전 작전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에 이건 '추한'(추미애-한나라당)연대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민주당은 원내대표단 이름으로 지난 4일 저녁 당내 윤리위원회에 추미애 의원건을 회부했고 5일에는 국회 윤리위에 추미애 환노위원장을 제소했다. 명목은 각각 당론위반과 야당의 권한 침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아무래도 추미애 위원장의 단독 행동에 대해 분개하는 의원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차악이지만 추 의원의 결단을 높게 사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정책위의장 등 당내 합리적 온건파들은 "당원으로서의 윤리위 청원은 하는 게 맞지만 국회 윤리위 제소까지 하는 건 온당치 않다"는 입장이다.
한때 추 위원장과 당대표를 놓고 경쟁했던 정세균 대표는 5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형오 의장,심재철 예결위원장,김광림 한나라당 예결위 간사를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면서 추 위원장도 같이하는 게 형평성에 맞다"고 말했다.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 개인의 소신과 당원으로서의 충성심 사이에서 추 위원장이 전자를 선택한 게 당내 정쟁거리가 되는 게 우리 후진 정치의 현 주소다. 당리보다 국익을 먼저 생각한 게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정치인들의 발상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민지혜 정치부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