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소말리아 해적들은 인질들 몸값으로 받아낸 돈을 어디에 투자할까.

케냐 수도 나이로비 부동산이 소말리아 해적들의 자금 유입으로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고 AP통신이 최근 보도했다.자국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못찾은 해적들의 자금이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20만명 정도의 소말리아인이 살고 있어 투자하기 좋은 케냐에 대거 흘러들어오는 바람에 나이로비 부동산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나이로비 현지 부동산 중개업체 크리스탈 리얼에스테이트의 피우스 캬오야는 “보통 케냐 부동산 지역 가격은 10년에 두배 정도 오르는게 정상인데 최근 5년새 3배 이상 급등했다”고 말했다.

해적들은 주로 나이로비 중심가와 ‘리틀 모가디슈’라고 불리는 소말리아인 거주지의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이들 지역에서 그들은 시가의 두배 가격을 현찰로 지불하면서 쓸만한 부동산을 싹슬이,현지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리틀 모가디슈는 해적 자금이 흘러들어오면서 상점과 아파트 건설이 활기를 띠면서 호황을 맞고 있다.

케냐에 해적들의 자금이 몰리는 까닭은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경제 사정이 좋은 나라인데다 소말리아와 800km에 걸쳐 국경을 접하고 있어 당국의 감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압둘라라고 자신을 밝힌 한 해적은 “동생을 통해 나이로비에서 옷과 잡화를 파는 상점을 운영중”이라면서 “해적질을 그만두고 조만간 케냐로 이주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한 해적은 “트럭 3대를 가지고 케냐와 소말리아간 국경 교역으로 짭잘한 재미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해사기구는 지난해 소말리아 해적들의 유조선 공격은 42건으로 전년(30건)에 비해 40% 이상 늘었으며 활동 범위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영국 민간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에 따르면 소말리아 해적들이 최근 2년간 몸값으로 받은 돈은 1억달러에 달한다.평균 몸값도 척당 200만달러선으로 전년보다 두배 이상 뛴 것으로 알려졌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