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새해 벽두에 들려온 중국의 경제지표는 무엇을 암시하고 있나?

연초에 발표된 중국의 12월 제조업 PMI 지수는 56.6을 기록하며 작년 내내 보여온 상승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1월4일에 발표된 HSBC/Markit PMI 지수도 56.2를 기록하며 2004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현 상황은 매우 고무적이다. 작년 3분기를 전후로 주춤하는 듯 하더니 PMI 지수가 4분기에 들어서며 뚜렷한 재상승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HSBC/Markit PMI 지수를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를 살펴볼 때 중국과의 교역 비중이 높은 타이완, 인도 한국의 수출주문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신규수출주문 부문의 견고한 상승추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우려의 징후를 무시할 수 없다. 미래지향적인 시각에서 볼 때 가장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기선행지수를 보면 이미 지난 15년간 가장 높은 수준에 와 있다. OECD가 집계하는 중국의 경기선행지수도 중국 당국이 발표하는 경기선행지수와 마찬가지로 집계시작시점인 84년 이후 현재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물가상승률 추이는 11월말 기준으로 0.6%에 불과하다. PMI의 출하가격 상승률도 지속적으로 생산가격 상승률에 못 미치고 있다. 이는 2008년 이후 12개월 연속으로 경기선행지수가 상승했지만 기업실적은 무려 1년이 지난 작년 11월에서야 겨우 플러스 증가율을 보인 점과 일맥상통한다. 한마디로 현재 중국기업들은 비용 상승을 판매가격 상승으로 전가시키지 못하고 있다.


만약 선진국의 출구전략이 가시화되거나 세계경제 확대 추이가 주춤한다면 중국기업들의 부실화 가능성이 대두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중국이 경제를 개방한 후부터 2008년까지 중국기업들의 매출 및 이익 증가율은 30%대 혹은 그 이상을 유지했었다. 이미 PMI와 경기선행지수가 리만사태 이전 수준 혹은 그 이상으로 확대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중국기업들의 이익 수준은 너무 낮다.

작년 말,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원자바오 총리는 다시금 보호무역 정책을 암시한 바 있다. 아무리 보아도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이 회복되기 전까지 중국의 달러연동 환율정책은 바뀌지 않을 조짐이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독일, 일본과 중국 간의 갈등은 더 심해질 수 밖에 없다. 만약 이 모든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보호주의 정책을 편다면 국제교역은 순환적으로 축소될 것이다.

상황이 어려울 때는 누군가의 양보와 주도를 필요로 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은 마셜 플랜을 내세우고 ‘큰 형’의 역할을 해낸 바 있다. 세계경제, 특히 실물경제가 회복하려면 범세계적 합의가 따르는 중국의 주도자 역할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실물경제의 또 다른 침체가 가능하고, 이는 세계 금융시장의 양적 확대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미국, 중국, 독일, 프랑스, 일본 간의 다이얼로그는 그리 매끄러워 보이지 않는다. 본질적이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알프레드 박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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