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LPGA 정규투어에서 신인으로 첫 우승컵을 들어올리고,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도 받고 싶어요. "

2010년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루키로 뛰는 이정민(18 · 삼화저축은행 · 사진)은 당찬 목표를 갖고 있다. 실제 이정민은 올해 주목받는 신인 중 맨 앞줄에 있다. 큰 키(173㎝)에서 뿜어내는 호쾌한 장타가 일품인 데다 '얼짱 몸짱'골퍼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하순 치러진 '2010 KLPGA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에서 합계 7언더파 283타로 300여명 중 4위를 기록,투어카드를 확보했다.

이정민은 서울 봉은초교 4학년 때 대기업 임원인 아버지(이병희)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간 게 골프를 접한 계기였다. 대청중 2학년 때까지는 오전 수업은 빠지지 않았고 영어와 수학과외를 따로 받는 등 학업과 골프를 병행했다. 골프선수가 되기로 마음먹은 건 중학교 3학년 때로 또래 선수들에 비해 한참 늦은 셈이었다. 2005년 한국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중등부)에서 마지막날 5타차를 뒤집은 역전 우승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해 2007년과 2008년 각각 호심배아마추어골프선수권,송암배아마추어골프선수권 등의 굵직한 대회를 휩쓸었다. 대원외고 1학년 때인 2007년 국가대표상비군에,지난해 국가대표에 뽑혔다.

이정민이 가장 자신있는 클럽은 아이언이다. 그의 골프백에는 남자 선수들도 어려워하는 2번 아이언이 들어 있다. 200m 정도의 거리가 남았을 때 사용한다. "한 번도 2번 아이언을 따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골퍼들이 왠지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하니까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다른 아이언과 똑같다고 생각해보세요. "

아이언을 잘치는 이유가 엉뚱하다. 그의 드라이버샷 거리는 270야드를 웃돌지만 방향성이 좋지 않았다. 헤드스피드가 시속 100마일 정도로 여자 선수로는 빠른 편.드라이버샷이 들쭉날쭉해 경사진 곳이나 러프에서 아이언샷을 할 때가 많았다. "어려운 라이에서 아이언샷을 많이 하다 보니 왠지 잘 맞을 것 같은 느낌이 자연스럽게 생긴 거죠.전에는 연습시간 3시간 중 아이언샷 비중이 2시간이었는데 지금은 드라이버샷 비중이 더 많아요. "

이정민은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경기가 끝난 뒤 동반자의 플레이를 잘 모를 정도로 자신만의 라운드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스트레스도 별로 안 받는 성격이다.

골퍼로서 그의 목표는 '18홀을 완벽하게 플레이하는 것'이다. 드라이버샷,세컨드샷,어프로치,퍼트까지 모두 완벽하게 해보는 게 소원이란다. 그렇게 하면 50타대 스코어가 나올 법하다. 그는 또 '초심을 잃지 않은 한결같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

이정민은 태국 아유타이에서 2개월간 전지훈련을 마친 뒤 2월 말 열리는 아시안투어 태국 오픈에 첫 출전한다. KLPGA투어가 대회 코스,출전 선수,갤러리 인원 등에서 2부투어와 크게 달라 설렌다고 했다. "정규투어에서 선배들에게는 예의 바른 후배,갤러리들에게도 사랑받는 신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년 후엔 미국 LPGA도 도전할 겁니다.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