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원·달러 환율 속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선현물시장 동반 순매수에 힘입어 3개월만에 1700선 탈환에 성공했다.

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70포인트(0.87%) 오른 1705.32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9월 24일 1700선이 무너진 이후 3개월여만이다.

이날 지수는 미국 다우지수의 약보합 마감과 나스닥선물 하락 소식에도 불구하고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며 7.26포인트(0.43%) 오른 1697.88로 출발했다.

이후 강보합세에 머물던 지수는 외국인의 순매수 강화와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1700선을 뚫었다.

외국인이 선현물 시장에서 맹활약했다.

닷새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간 외국인은 올들어서만 유가증권시장에서 9797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1조원에 가까운 한국주식 사재기에 나섰다.

선물시장에서도 3300계약 이상 순매수를 보이며 프로그램 차익거래 유입을 촉발시키며 1700선 탈환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증시의 저평가 매력과 글로벌 유동성 장세 지속 등 외국인 매수세의 우호적 환경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13배 정도인데 반해 한국증시는 여전히 10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이러한 국내증시의 저평가 매력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한국증시에서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전기전자 업종에 매기가 쏠리고 있다"면서 "오는 5월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저평가 매력에 따른 외국인 매수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관은 갈지자 행보를 보이다 결국 331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나흘째 차익실현에 나서며 3515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은 차익거래가 매수 우위를 보이며 전체적으로 24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와 기계, 통신업종이 강세였다.

특히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집중된 전기전자 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상 최고가인 84만1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하이닉스도 전환사채(CB) 물량부담 우려가 과도하다는 증권사 분석에 5%대 강세를 기록했다.

미국시장 점유율 하락과 차익실현 매물로 전날 맥을 못춘 자동차주 역시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차가 2.31%, 기아차가 5.14%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금호아시아그나그룹 관련주들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안 통과 소식에 6거래일 연속 급락세를 마무리하고 상승 반전했다.

상한가 3개 종목을 포함해 422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 종목을 비롯한 369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4억2048만주, 거래대금은 6조2818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1원 하락한 1136.4원에 거래를 마쳤다.

민상일 이트레이드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실적개선 기대감이 컸고, 외국인들의 수급 상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진입했다"면서 "코스피지수가 전고점인 지난해 9월 1720선을 뚫고 나갈 수는 있겠지만 안착하는 과정이 힘들 수 있는 만큼 공격적인 투자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