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직장인 · 학생 등 새내기 컬렉터들의 '미술 사랑'을 북돋우면서 그림 시장 대중화를 겨냥한 이색적인 그림전이 마련됐다. 서울 관훈동의 갤러리 이즈의 올해 첫 기획전인,30~50대 작가들의 소품을 모은 '작은 보물찾기'전이다.

미술분야에 첫발을 내딛는 컬렉터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예술적인 촉수'를 총동원해서 즐길 수 있는 이번 전시에는 인기 작가 이수동씨를 비롯해 모용수,가국현,권인경,김은옥,박현웅,윤봉환,임종두,조명호,황나현씨 등 서양 화가 10명의 5~10호 크기 소품 60여점이 걸렸다. 작가들이 전시에 맞춰 보내온 '물감이 채 마르지 않은 작품들'이다. 완성도를 따져 '일정한 수준' 이상만 모은 기획전이어서 전시회 부제를 '신나는 명품 트레킹'으로 붙였다.

큰 마음 먹고 집이나 사무실에 그림을 걸어두고 싶은 직장인,주부,학생들이 가족,동료와 함께 모처럼 새해 나들이를 겸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신진 미술품 애호가를 겨냥한 전시회인 만큼 작품값도 비교적 저렴해 점당 100만~200만원대의 작품이 주류를 이룬다.

작은 삽화같은 그림을 그리는 이수동씨는 자작나무 숲 길로 난 작은 길을 걷는 연인들의 사랑을 동화적 감성으로 채색한 신작 6점을 내놓았다. 화려하고 원색적인 색채 속에 여인들의 사랑을 담아낸 그의 작품 앞에는 여학생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고 "어머!어머나!" 호들갑스러운 감탄사가 끊이지 않는다.

경인년 범띠해의 기운을 호랑이 이미지로 전달하는 모용수씨의 작품 역시 출품작들이 동화적이다. 꿈꾸는 듯 눈을 데룩데룩 굴리는 호랑이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스토리텔링 화풍으로 주목받고 있는 임종두,극사실 기법으로 다양한 보자기를 그리는 김은옥,깔끔한 채색으로 도시 풍경을 모자이크처럼 묘사한 권인경,강렬한 원색의 색채화가 가국현씨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한수정 대표는 "새내기 컬렉터에게 건전한 미술문화에 투자할 기회를 제공하는 전시"라고 말했다. 26일까지.(02)736-6669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