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유통회사 중 하나인 현대백화점의 잠자던 성장엔진이 올해부터 재가동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3년 중동점을 마지막으로 7년간 새로운 점포 없이 내실을 다져왔지만 올해부터는 기존 점포의 증축과 지방 출점 등 사업 확장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8월 일산점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대구 청주 양재 광교 아산에 점포 6개를 낼 계획이다. 또 이르면 올해부터 중동점 무역센터점 천호점 등 기존 점포들도 순차적으로 재단장에 들어간다.

이지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효율성 제고 노력으로 2009년 부채비율 63%,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350억원과 1880억원으로 추정될 정도로 안정적인 영업구조를 갖췄지만 실적이 경기상황에 좌우되던 데서 벗어나 자체 성장동력을 되찾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현대백화점이 자리잡은 서울 강남권 점포들은 높은 소비 여력을 가진 고소득층 배후단지를 확보하고 있어 매장 확장에 따른 효과가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6월 리뉴얼을 마친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재개장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자회사 관련 이슈도 호재로 꼽힌다. 현대백화점은 올해부터 2012년까지 정몽근 회장의 한무쇼핑 지분 15%를 매년 5%씩 3년간 매입해 지분율을 41.8%에서 56.8%로 높일 계획이다.

백화점 운영업체인 한무쇼핑은 무역센터점 목동점 등 핵심 점포를 보유하고 있고 향후 일산 양재 등 수도권 점포와 청주복합몰을 출점할 예정이다. 이 연구원은 "2012년 한무쇼핑에서 발생하는 지분법이익은 92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백화점과 현대쇼핑이 지분 29%를 보유하고 있는 종합유선방송 HCN(현대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이 올해 상장을 추진 중인 점도 주목 대상이다. HCN은 2011년까지 상장을 조건으로 2006년 사모펀드 칼라일에서 1600억원(지분율 35.1%)을 투자받았다.

다만 비수도권과 지방경기의 회복부진,지방 백화점업계의 경쟁심화,해외여행 회복에 따른 국내소비 감소 등은 여전히 주가에 부담을 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