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우습게 봤다가 큰 코 다친 사람이 많다. 괜찮으려니 차를 갖고 나왔다가 길위에 갖혀버린 사람도 상당했다. 30년 운전경력을 자랑하는 사람도 속절없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폭설이 내린 지난 4일 수도권지역 얘기다.

비단 눈만이 아니다. 겨울철에는 빙판길도 도사리고 있다. 자칫하면 차가 미끄러져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안전운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눈길이나 빙판길 안전운전요령을 숙지해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보쉬 자동차부품 애프터마켓 사업부의 조언으로 '눈길，빙판길 안전운전 요령'을 소개한다.

◆차에 쌓인 눈을 모두 제거하라

운전하기 전에 차량 외부에 쌓인 눈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헤드라이트，지붕，트렁크，윈도，백미러 등을 포함한 차량 외부에 쌓인 눈을 모두 없애는게 낫다. 특히 미등，헤드라이트 등 의사 표시등은 상대에게 자신의 행동을 전하기 위한 것이므로 눈을 확실히 제거해야 한다. 신발 밑창의 눈을 털어내고 얼어있는 유리창도 확실히 녹이고 난 후에 운전을 시작해야 한다.

◆엔진 브레이크를 잘 활용하라

눈길에서 풋 브레이크만 사용하면 스핀현상 때문에 차체가 겉돌게 된다. 핸들도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기 쉽다. 이를 방지하려면 브레이크 페달을 부드럽게 밟는 습관을 들이고 엔진 브레이크를 잘 활용해야 한다.

엔진 브레이크는 달리는 속도에 비해 한단계 낮은 기어를 넣어 주행 속도를 낮추는 방법이다. 내리막길이나 빙판길에 3~4단으로 달리다 1~2단으로 낮추면 엔진 회전 속도가 급격히 줄면서 속도가 떨어지게 된다. 눈길에서 정차할 때는 브레이크를 밟지 말고 3단에서 2단，2단에서 1단으로 기어를 변속해 엔진 브레이크에 의해 차량이 정지하도록 해야 한다.

◆눈길에선 2단으로 출발하라

눈길에서는 2단 출발을 하는 것이 좋다. 1단으로 출발하면 구동력이 너무 커서 바퀴가 헛돌 위험이 있어서다. 2단으로 출발하면 구동력이 줄어 적당한 마찰력을 일으키며 차가 부드럽게 움직인다.

겨울철 커브길에서는 미리 감속한 뒤 커브에서 가속페달을 조금씩 밟아 힘 있게 돌아야 한다. 대부분 운전자가 커브를 돌면서 브레이크를 밟는데，겨울철 커브길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을 경우 노면이 미끄러워 사고의 위험이 높다. 커브를 돌면서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거나 기어 변속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급(急)'자 들어가는 행동은 삼가라

눈길 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유를 갖고 운전해야 한다는 점이다. 급출발，급가속，급회전，급정지 등 급작스러운 조작을 할 경우 차량이 눈길이나 방판 위에서 미끄러져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 내린 눈길에서는 앞차의 바퀴 자국을 따라 운행하는 것이 좋다. 바퀴 자국은 차량이 옆으로 미끄러지는 현상을 다소나마 막아주기 때문이다. 바퀴 자국이 없는 길에서는 눈 속에서 파묻힌 구덩이나 큰 돌멩이가 있는지 주의해야 한다.

◆차간 거리를 충분히 유지하라

얼어 있거나 눈이 쌓인 도로는 미끄러지기 쉽다. 속도를 내면 커브나 교차점에서 정지할 수 없어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따라서 얼어 있는 도로나 눈쌓인 도로를 달릴 때는 속도를 줄이고 차간 거리를 충분히 유지해야 한다.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시속 40㎞로 주행하는 중형승용차의 경우 제동거리는 건조한 노면에서보다 2~3배 길어지기 때문이다.

◆주차 때 와이퍼를 세워 두라

주차할 경우에는 와이퍼를 세워 두어야 한다. 눕힌 채로 있다면 눈의 중량감으로 구부러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차 때 사이드 브레이크를 잠가 두면 동결돼 풀리지 않을 수 있으니 사이드 브레이크는 풀어둬야 한다. 수동 변속차라면 기어를 1단이나 후진，자동 변속차라면 P(파킹)에 넣어 주차하면 된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