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의 IT(정보기술)주 매수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국제유가 상승 등의 위험 요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수세는 계속되고 있다.

전날에도 외국인은 5일 연속으로 순매수하며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IT 업종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환율 하락이 오히려 외국인에게는 환차익 매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 IT업종의 실적 개선이 전망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외국인의 IT 사랑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될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가이던스(잠정치)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며, 대형 IT주뿐만 아니라 부품 등 중소형 IT주에 대한 관심도 필요해보인다.

◆ 하나대투證 "증시 강세 이어질 듯"

하나대투증권은 국내증시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고 밝혔다.

유새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5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전날 1700선 위에서 마감하는데 성공했다"면서 "탄력적이지는 않더라도 완만한 강세기조가 유지되며 '1월 효과' 기대가 현실로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근거로 중국과 미국 제조업 지표 호조로 인한 경기회복 기대와 글로벌 증시의 상승 추세, 원·달 환율 하락기조 등으로 꼽았다.

아울러 환율 급락으로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수출주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주가가 강세를 보이며 부정적인 효과가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연구원은 "환율 하락이 IT에 대한 매력도를 감소시킨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이에 대해 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동양종금證 "환율 하락은 외국인 매수 기회"

동양종금증권은 원·달러 환율 하락추세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오히려 외국인 매수에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의 하락이 무조건적으로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내 증시 수급상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주체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볼 때 환율의 하락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2005년 이후 최근까지 외국인은 환율이 하락한 경우 월 2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한 반면, 상승한 경우 1조5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월 이후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모두 IT(정보기술) 업종을 매수하고 있다.

조 애널리스트는 "가격 매력에 더해 업황 또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IT업종에 대한 관심을 여전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 및 기관의 수급 현황과 4분기 실적 모멘텀을 고려할 때 업종 대표주 뿐만 아니라 중소형 IT 관련주들에 대한 투자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현대證 "외국인, IT 더 담을 여력 있다"

현대증권은 환율급락 등 시장변수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는 시기상조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에서 전기전자 업종이 차지하는 비율은 29.13%로 2007년 11월 18.9% 대비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며 "하지만 외국인의 과거 보유비율을 보면 지난 2004년 4월 최대 41%, 2005년 이후 본격적인 순매도 기조 직전 보유비율도 33%로 아직 매수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급락은 최근 1개월 정도 이어진 달러화 급강세가 주춤해진 것에 대한 반작용과 8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금리인상 우려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지만 외국인들이 악영향이 예상되는 IT주에 집중하는 모습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유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의 주력이 환율하락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IT업종이라는 점에서 현 시장에서의 관심이 환율 보다는 펀더멘털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 한양證 "삼성전자가 코스피 상승 이끌 것"

한양증권은 신고가를 경신한 삼성전자의 주도력 강화가 코스피 지수의 선전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동락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 증시 기대감의 중심에 신고가를 경신한 삼성전자가 자리잡고 있다"며 "최근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제기되고 있지만 IT 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구애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비중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주도력 강화는 코스피의 선전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날 발표될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가이던스(잠정치)를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시장 전망치는 연결기준 영업이익 3.6조원 수준"이라며 "예상치와 부합할 경우 계절적 비수기 영향과 연말 성과 지급 등 비용증가 요인에도 불구하고 준수한 결과라는 평가가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