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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대형마트 본연의 가격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가격파괴’의 시동을 걸었다.

이마트는 7일 1차로 삼겹살,계란,CJ햇반,오리온 초코파이,비트 세제 등 12개 핵심 품목 가격을 4~36% 인하했다.또 매주 주요 생필품 가격을 추가로 내리고 앞으로 2~3년내에 모든 상품 가격을 인하해 판매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가격을 내린 품목에 대해 산지시세에 따라 변동폭이 큰 신선식품을 제외하고는 최소 1개월,최대 1년동안 지속적으로 인하된 가격에 판매한다.이마트는 올한해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자체 마진을 줄이고 매입 규모를 확대해 단가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판매가격을 낮춘다.

예를 들어 1차 가격인하 상품 중 ‘CJ햇반’(210g×3개·210g)은 자체 마진을 줄여 종전 3200원에서 2980원으로 인하했고,‘오리온 초코파이’(840g·24개)는 월 평균 6만여개인 상품 구매량을 최소 20만개 이상으로 늘린 데 따른 대량 생산과 구매단가 절감으로 5090원에서 4580원으로 내렸다.

또 서울우유(2.3ℓ)는 4630원에서 3980원,‘비트 세탁세제’(2.1㎏×2)는 8750원에서 8400원으로 낮췄다.또 국내산 삼겹살과 돼지목심은 100g당 1550원에서 980원,계란 달걀 30개는 4700원에서 3480원으로 인하했다.

이마트가 이처럼 가격파괴에 나선 것은 대형마트를 포함한 모든 유통업태에서 ‘상시 최저가’를 구현해 소비자들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이다.가격 인하를 통해 이익을 줄여서라도 매출을 늘려 시장포화에 따른 성장 정체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소량 구매와 근거리 구매 등 소비자들의 구매패턴 변화에 따라 편의성이나 접근성에서 앞선 온라인몰이나 기업형슈퍼마켓(SSM)으로 고객들이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최병렬 이마트 대표는 “이마트의 새로운 가격정책은 전단행사 기간에 일시적으로 가격을 내리는 기존 대형마트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양질의 상품을 언제나 저렴하게 판매하는 상품과 가격전략으로 전환해 업(業)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통해 그동안 물가안정에 기여해온 대형마트가 다시 한번 소비자 체감 물가를 인하하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제조업체들도 잦은 단기행사에 따른 물량 변동으로 생산·판촉비용이 올라가는 부작용을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