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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연초부터 빈번해지고 있는 홍콩의 과격시위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정치개혁과 민생안정을 요구하는 시위가 반중국 정서의 확산으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펑칭화 홍콩 주재 중국연락판공실(중련판) 주임은 6일 최근 발생한 중련판 건물 앞 시위와 관련해 ”과격한 행동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고 문회보 등 홍콩 신문들이 7일 일제히 보도했다.

펑 주임은 ”홍콩 시민들이 다양한 견해와 요구를 표현하는 것을 존중하지만 이같은 표현이 이성적이고 평화적인 분위기속에서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면서 ”만일 과격한 행동이 발생한다면 이것은 시민들의 기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중국 정부에서 홍콩 관련 사무를 책임지고 있는 중련판 주임이 홍콩 시민들의 시위와 관련해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앞서 홍콩 시민 3만여명은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오후 정치개혁과 중국의 반체제 인사인 류샤오보 변호사 석방,민생안정,국회의원 직선제 조기도입 등을 요구하면서 거리행진에 나섰다.특히 시위대 가운데 일부는 1000여명이 동원된 경찰 저지선을 뚫고 중련판 건물 안으로 진입하려다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친중파 정치인인 청유통은 6일 “중국 정부가 이곳에 군대를 보내려 할 수도 있다”고 발언해 홍콩 범민주파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중련판 주임과 친중파 인사들의 과격시위에 대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홍콩의 일부 시민단체들은 8일 홍콩 입법회 앞에서 홍콩∼광저우 고속철도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일 계획이어서 홍콩 정부와 중련판이 긴장하고 있다.

고속철도 건설로 집을 잃게 된 사람들 다수가 시위에 참여할 예정이다.홍콩의 정치분석가들은 최근 홍콩에서 시위를 주도하는 행동가들이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젊은층이어서 중국 당국의 경고에 쉽사리 굴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