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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과자업체 캐드베리가 미국 식품업체 크래프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허쉬를 ‘백기사’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캐드베리 이사회는 미 초콜릿업체 허쉬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중이다.양측 이사회는 인수 가격에 대한 일부 가이드라인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캐드베리 인수에는 크래프트 이외에도 허쉬 네슬레 페레로로쉐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캐드베리의 이같은 전략은 지난 5일 크래프트의 최대주주(지분 9.4%)인 워런 버핏의 벅셔해서웨이가 캐드베리 인수를 위해 신주 3억7000만주를 발행키로 한 크래프트의 증자 계획에 제동을 건 뒤 나왔다.벅셔 해서웨이는 성명에서 “증자 계획에 찬성한 주주는 정확한 정보를 모른채 대형 거래를 승인한 셈”이라며 “크래프트의 주식 가치는 (캐드베리) 인수에 사용하기엔 너무 비싸다”고 밝혔다.

크래프트가 인수 금액으로 제시한 168억달러가 캐드베리의 몸값으론 과대평가 됐다는 얘기다.또 캐드베리 주주의 1.5%만이 크래프트에 인수되는 것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 캐드베리 내부의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크래프트가 제시한 인수 금액이 “회사 가치에 비해 턱없이 낮다”며 인수를 반대해온 캐드베리는 허쉬를 인수전에 참여시킨 뒤 경쟁 입찰을 붙여 더 높은 인수가격을 받기 위해 백기사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풀이했다.

또 동종업체인 허쉬를 우호적 인수자로 끌어들여 과자사업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목적도 깔려 있다.키세스 초콜릿으로 유명한 허쉬는 북미와 남미 시장에서,캐드베리는 유럽과 아시아 남아프리카 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갖추고 있다.하지만 일각에선 세계 제과업계 4위인 허쉬가 규모가 두배나 큰 2위업체 캐드베리를 인수하는 건 무리라는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