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해 은행장과 임원들의 연봉을 삭감했던 시중은행들이 삭감된 임금의 원상 회복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은행 내에서는 급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행장의 연봉을 30%,부행장과 본부장의 연봉을 10% 삭감했던 국민은행은 올해 임원들의 급여 수준을 어떻게 할지 검토조차 못하고 있다. 오는 14일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를 앞두고 있어 연봉 원상 복구는 당분간 논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해 급여를 5% '반납'한 부서장과 일반 직원들의 경우 올해 급여는 원상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행장의 연봉을 20%,부행장과 부행장보의 연봉을 10% 삭감하고 직원 급여를 5% 반납한 하나은행은 오는 21일까지 임금 삭감 및 반납분의 원상 회복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임원들의 경우 매년 연봉 계약을 새로 맺기 때문에 이달 안으로 결정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 기존의 삭감된 연봉에 기초해 임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직원들에 대해서는 임금 수준을 원상회복시키되 작년 도입했던 '리프레시 휴가 제도'를 올해도 실시해 연 · 월차 수당을 줄여 실질적인 임금 삭감 효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행장과 임원의 연봉을 각각 30%,10%씩 삭감한 신한은행은 올해 방침을 정하지 못했다. 임금의 10%를 반납했던 본부장과 부서장,일반 직원들은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행장과 임원의 연봉을 20% 삭감한 우리은행도 급여 원상 회복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상당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임금 반납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며 "임원들의 경우 반납이 아니라 삭감을 한 것이기 때문에 기존 수준으로 연봉을 되돌리기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동균/유승호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