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전자업체의 장기적 생존 여부를 판가름할 스마트 전쟁이 전개되고 있다"며 "이 전쟁에서 살아남는 승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남 부회장은 7일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 2010'이 개막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스마트TV,스마트폰,스마트에너지(그리드) 등 전자업체들이 대부분 영역에서 스마트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앞으로 3~5년 내에 승부를 내지 못하면 생존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거대한 중국이 경쟁자로 성장하고 있고,애플처럼 예상치 못한 곳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메이저 플레이어'가 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남 부회장은 LG전자의 경쟁력에 대해 "스마트 전쟁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콘텐츠 및 서비스 제공자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동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LG는 다양한 제휴과정을 거치면서 이런 문화를 축적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 전쟁을 치르기 위해 서울 서초동 연구개발센터 내에 스마트TV 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며 "스마트폰을 금년 내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낙오자가 될 것이라는 각오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전략에 대해 "LG 스마트폰의 50% 이상은 안드로이드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백우현 사장은 스마트TV에 대해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조절하고 음성인식이 가능하며,원하는 콘텐츠만 따로 볼 수 있는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담은 제품이 2~3년 내 상용화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남 부회장은 "올해 시장 확대에 나서 매출은 작년보다 10%가량 많은 59조원을 목표로 하고,연구 · 개발과 시설투자에 각각 2조1000억원,1조5000억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 대비 수익을 나타내는 지표인 ROIC(투자자본 이익률)는 20%를 넘겨 CEO로 취임한 3년 전 10%에 비해 두 배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의욕도 보였다.

그는 "경쟁기업들의 공격적 전략과 중국의 부상,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운 여건이지만 B2B 사업 및 태양전지 등 신사업 확대와 미국 등 거대 시장 점유율을 높임으로써 매출을 늘려가겠다"고 설명했다. 또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통해 2012년 전자업계 브랜드 가치 3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백 사장은 전 세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에서 6.9㎜짜리 초슬림 LED TV를 공개,하반기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열리는 3D TV시장에서는 액정표시장치(LCD),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프로젝터 등 진보된 3D 기술을 보여줄 것"이라며 "LG 3D TV의 강점은 무엇보다 복잡한 과정 없이 사용자가 간단한 조작만으로 시청할 수 있는 편의성"이라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