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이 최고를 기록하고 코스피 지수가 폭락했다. 이럴 때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경영여건이 좋지 않고 소비위축까지 겹쳐 악순환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반대로 실업률이 최고인데도 코스피 지수가 상승했다면 어떨까. "실업률이 최고를 기록했지만 이는 기업의 경비절감으로 이어져 경기회복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호들갑을 떨 것이다.

《엉터리 경제학》에 나오는 얘기다.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예측하고 설명하려고 하니 이런 사단이 난다는 것.경제신문 기자인 저자는 "사실 경제 분야에서 예측이란 눈 감고 다트를 던지는 것과 같다"며 "전문가에 대한 맹신을 버리라"고 강조한다. 그는 또 "경제학에서 돈을 버는 메시아적 비법을 찾으려 한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는 통계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법도 알려준다. 실업률 통계에서 고시 · 취업준비생,구직 단념자 등은 제외된다. 우리나라 실업률이 낮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실업률이 낮으면 고용률이 높아야 하는데 우린 고용률도 낮으니 아이러니다. 타이거 우즈의 스포츠 심리 담당 박사가 우즈의 상금 중 8%를 받아가는 내막,회사의 위기를 불러오는 스톡옵션 등 재미있는 얘기가 많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