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7일 "올해 전 직원이 모든 휴가일수를 채울 수 있도록 이달 중 일괄 휴가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부처가 소속 공무원의 휴가일수를 의무적으로 소진토록 하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유 장관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이 진정한 관광대국으로 가려면 외국인 관광뿐만 아니라 내국인 관광도 활성화해야 한다"며 "특히 지방의 관광거점이 성수기 · 비수기 가릴 것 없이 활황을 유지하려면 계절에 관계없는 연중 휴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유 장관은 이어 "1만5000여명에 달하는 산하 공기업 임직원들에게도 똑같은 방침을 시달할 것"이라며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거쳐 다른 부처들도 동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중앙과 지방 공무원들의 휴가 미사용에 따른 연차휴가 수당은 연간 8000억여원에 달한다. 문화부의 휴가 소진 방침이 다른 부처로 확산될 경우 정부의 재정 건전성 강화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 장관은 민간 기업들도 상시 휴가 체제를 가동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