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사교육비를 줄이고 공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대입과 고입 등 주요 입시정책이 큰 폭으로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학생 · 학부모 입장에서는 아무리 취지가 좋더라도 새로운 제도에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약학대학 첫 모집

약학대학이 학부 2년을 마치고 입학해 4년간 다니는 '2+4'체제로 바뀐뒤 2011학년도부터 대학들은 약대 신입생을 선발한다. 현재 대학 2학년 과정 이상을 마친 대학생들은 약학대학 진학을 위해서는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를 올 하반기 쳐야 한다.

주요 대학들은 약대 진학을 위한 선수과목(미리 이수해야 하는 과목)을 규정하고 있어 아직 선수과목 학점을 따지 않은 학생들은 올해 이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또 올해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간호학과 편입학 정원을 30% 늘렸다.

◆예비 고3 대학별 전형 잘 살펴야

올해 고3이 되는 학생들의 대입 환경은 수시선발과 입학사정관제 비율 증가로 요약할 수 있다. 대학들은 전체 정원의 61%를 수시로 뽑을 계획이다. 또 입학사정관제 실시 규모도 105개 대학 3만7628명으로 확대된다.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대학별 입시 내용도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서울대는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에 입학사정관제를 처음 도입하고 모든 군(郡)에서 1명씩 뽑는 '군지역할당제'도 실시하기로 했다. 연세대는 성적우수자 전형과 언더우드 전형 등 전형이 다르면 무제한으로 복수지원할 수 있다.

◆예비 고2부터 대입과목 축소

정부는 2014학년도 대입(2013년 수능)까지 지속적으로 수능 과목을 축소하고 외국어영역 듣기평가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당장 예비 고2(현 고1) 학생들이 시험을 보는 내년 수능(2012학년도)부터는 사회 · 과학 탐구영역에서 신청할 수 있는 최대 과목 수가 4과목에서 3과목으로 줄어든다. 대신 수리영역 출제 범위가 다소 조정된다. 인문계 학생들이 주로 치는 수리 '나'형은 수학Ⅰ과 함께 미 · 적분과 '통계 기본'까지 준비해야 한다.

자연계열 학생들이 치는 수리 '가'형은 수학 Ⅰ · Ⅱ와 함께 적분과 통계,기하와 벡터 부분이 출제된다. 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은 "2013학년도 입시를 대비하는 학생들은 가장 기본인 학생부(내신)를 중심으로 자신의 강점을 살려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예비 중3 학생들이 대입 시험을 치르는 2014학년도에는 수능 탐구영역 과목 수가 하나 더 줄어들어 2과목이 된다. 또 외국어영역 듣기평가 비중도 현행 34%(17문항)에서 50%(25문항)로 늘어난다.

◆고입 큰 폭 변화

내년 고교에 입학하는 예비 중3 학생들은 우선 갈 수 있는 학교의 범위가 넓어졌다. 자율형사립고와 자율형공립고,마이스터고가 각각 대폭 확대되고 과학중점학교 · 영어중점학교 등 특정 분야에서 집중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가 많아진다.

외고와 자립형사립고,국제고,과학고 등 특목고 입시제도는 큰 폭으로 달라진다. 특목고는 모든 필기시험이 폐지되고 '자기주도학습에 의한 입학사정관 전형'이라는 새로운 입시정책에 적응해야 한다.

기존 외고 입시를 좌우했던 영어듣기와 구술면접이 모두 폐지되고 내신도 영어 과목(중1 성적 제외)만 반영된다. 새 자기주도학습 전형은 독서평가와 학교장추천서,학업계획서 등을 설득력 있게 구성하는 것이 관건이다.

과학고는 올림피아드 전형이 사라지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그간 전체 선발의 25%를 차지한 올림피아드 전형 대신 앞으로 전체 선발 인원의 30%를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한다. 나머지 70%는 과학캠프를 통한 '과학창의성 전형'으로 선발한다.

임성호 하늘교육 이사는 "외고 과학고 등에서 과거처럼 토익 · 토플 영어 공인점수나 수학경시대회 성적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만큼 독서 이력을 정리하고 진로 준비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계획을 착실히 세워 이를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