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노조가 확 변하고 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어제 날짜로 보도된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의 GM공장 르포기사를 통해 지난 30여년간 노사 갈등과 대립의 상징이었던 이 공장이 이제는 투쟁의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곳으로 변모했다고 전했다. 경영진과 노조가 한마음으로 똘돌 뭉쳐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해외경쟁업체들을 따라잡는데 여념이 없다는 것이다.

GM 로즈타운 공장은 지난 1972년 무려 22일간에 이르는 파업을 감행하면서 회사에 1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입히는 등 노사분쟁이 끊임없이 반복돼 한때는 공장폐쇄까지 검토됐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 이 공장은 소형차 신모델 '시보레 크루즈' 생산 체제를 갖추는 등 GM 부활(復活)을 위한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종업원들이 회사를 살리는 게 최우선이라는 인식 아래 생산성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공장 근로자들은 수억달러에 이르는 인건비 삭감안도 84%에 이르는 압도적 찬성률로 통과시켰다고 한다.

GM노조가 몰라보게 달라진 것은 공장폐쇄와 인력구조조정이 잇따르면서 회사를 정상화시키지 않고선 일자리 지키기나 복지 향상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실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GM공장을 방문했던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강성투쟁으로 유명세를 날렸던 UAW(전미자동차노조) 소속의 이 회사 노조지도부들이 회사와 노조는 한몸이라는 사실을 누누이 강조해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GM노조의 변신이 시사하는 바는 너무도 분명하다. 노와 사가 일심동체가 돼 상생협력하지 않고서는 생존경쟁이 치열한 세계무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다행히 과격 일변도였던 국내 노동운동도 최근엔 합리적 노선이 점차 힘을 얻어가는 양상이다. 특히 파업의 대명사로 통했던 현대차노조가 무분규로 노사협상을 타결지은 것은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이런 합리적 운동노선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깊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 · 사 · 정은 복수노조 및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의 구체적 시행방안 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노사갈등으로 비화되는 일이 없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