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한국 투자액(순유입액 기준)이 15년 전 수준으로 급감했다.

한국은행은 7일 외국인 직접투자액에서 회수액을 뺀 순유입액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9억6500만달러를 기록,전년 동기(22억7500만달러) 대비 57.6%(13억1000만달러) 줄었다고 밝혔다.

외국인 직접투자 순유입액(1~11월 기준)은 1994년 7억6700만달러에서 1995년15억4850만달러로 올라간 뒤 2008년까지 매년 10억달러 이상 수준을 유지해왔다. 결국 올해 투자액은 15년 전인 1994년 수준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순유입액이 가장 많았던 2000년(79억7300만달러)과 비교하면 12.1%에 불과하다.

순유입액이 줄어든 것은 투자보다는 회수가 더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에 투자를 늘리기보다 투자금을 빼가는 데 치중했다는 뜻이다.

정부도 한은과 별도로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을 발표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는 2008년보다 1.9%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투자신고액 기준으로 실제 투자로 연결된 액수(도착액)는 19.8% 감소했다.

양호석 한은 경제통계국 과장은 이와 관련,"투자규모가 큰 주요 외국기업이 금융위기로 타격을 입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한은 통계는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 투자액을 모두 종합한 결과"라며 "한국에 직접 공장을 짓거나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투자한 금액을 놓고 보면 작년 실적이 특별히 나쁘지는 않다"고 밝혔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