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조선株 쓸어담기…현대미포 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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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등 동반 급등…해운·화학株에도 순환매
투신, 조선주 사려 블루칩 매도…코스피 21P 하락
투신, 조선주 사려 블루칩 매도…코스피 21P 하락
조선주들이 외국인들의 강도 높은 매수가 집중된 데 힘입어 일제히 급반등했다.
지난해 조선주를 외면했던 외국인들은 BDI(발틱운임지수)가 단기에 급반등함에 따라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에 관련주를 거의 무차별적으로 쓸어담아 관심을 끌고 있다. 조선주와 함께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해운주도 순환매가 유입되며 동반 상승했다. 주요 글로벌 펀드들은 조선주 보유물량이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추가 매수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 등 주도주에 뒤진 조선 · 해양주의 수익률 격차메우기는 업황 개선이 확인될 때까지는 오래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계 창구서 대량 매수주문
조선주들은 7일 코스피지수의 약세 속에서 모처럼 강세를 보였다. 현대미포조선은 11만6000원으로 상한가로 치솟았고 현대중공업도 19만4000원으로 9% 넘게 뛰었다. STX조선해양(9.2%) 대우조선해양(6.7%) 삼성중공업(6.1%) 한진중공업(5.6%) 등도 상승폭이 컸다.
모건스탠리 JP모건 UBS 맥쿼리 등 외국계 창구로 대량의 매수주문이 유입됐다. 외국인은 이날 '조선 5사' 주식을 전기전자업종(206억원)의 6배에 달하는 1227억원어치나 사들였다. 종목별 순매수 규모는 현대중공업이 81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호성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 상무는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넘어서면서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덜 오른 종목으로 순환매에 나서고 있다"면서 "특히 조선주들이 빠르게 반등하자 기존에 공매도했던 투자자들의 쇼트커버링(환매) 매수도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권기정 RBS증권 상무는 "글로벌 펀드의 조선주 보유비중은 거의 '제로(0)'에 가깝다"며 추가 매입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해운주들의 강세도 돋보였다. 현대상선이 5% 넘게 상승한 것을 비롯해 한진해운(7.2%) 대한해운(4.8%)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호남석유는 한때 11만8500원까지 치솟아 2007년 12월7일(11만9000원) 이후 2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화학주들도 순환매 대상으로 부각되며 동반 강세를 보였다.
한편 코스피지수는 1700선 돌파에 대한 부담감에 약세로 출발해 장 막판 하락폭을 넓혀 21.87포인트(1.28%) 떨어진 1683.45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 사흘간의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잠정치가 기대 수준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81만3000원으로 3.33% 하락 마감했다. 원 · 달러 환율이 한때 1120원대로 내려앉으면서 LG전자가 8% 가까이 급락하는 등 다른 수출주들도 맥을 추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코스피지수의 하락폭이 커진 데 대해 투신권이 외국인의 조선주 매수를 따라잡으려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중인 IT주 등 주요 블루칩을 서둘러 매각한 것이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외국인들의 조선주 매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국내 주요 기관들도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급하게 다른 종목을 팔아 자금을 마련해 조선주 매수에 나섰다"고 귀띔했다.
◆단기적인 '키 맞추기' 국면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700선 위에서의 심리적 부담감 해소와 외국인들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이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 주도주와 소외주 간 수익률 격차 줄이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 · 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등 주도주들이 상승 탄력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국면이어서 외국인 및 기관의 보유비중이 적고 가격 메리트가 살아 있는 소외주로 매수세가 옮겨다닐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화학 등 업황개선이 기대되는 종목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규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화학업종은 올 상반기 정기보수에 따른 가동이 중단되는 설비규모가 신규 증설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부족으로 석유화학제품 가격은 1분기 중 급등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과 중동에서 폭우 등 기상이변으로 설비가동이 차질을 빚고 있는 점도 제품가격에는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조선과 해운 등의 급등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지긴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필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더 이상 나올 매물이 없는 탓에 매수세가 조금만 유입돼도 주가가 '오버슈팅'(급등)하는 경향이 있지만 조선이나 해운 업황이 아직 바닥을 벗어났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강지연/장경영 기자 serew@hankyung.com
지난해 조선주를 외면했던 외국인들은 BDI(발틱운임지수)가 단기에 급반등함에 따라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에 관련주를 거의 무차별적으로 쓸어담아 관심을 끌고 있다. 조선주와 함께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해운주도 순환매가 유입되며 동반 상승했다. 주요 글로벌 펀드들은 조선주 보유물량이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추가 매수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 등 주도주에 뒤진 조선 · 해양주의 수익률 격차메우기는 업황 개선이 확인될 때까지는 오래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계 창구서 대량 매수주문
조선주들은 7일 코스피지수의 약세 속에서 모처럼 강세를 보였다. 현대미포조선은 11만6000원으로 상한가로 치솟았고 현대중공업도 19만4000원으로 9% 넘게 뛰었다. STX조선해양(9.2%) 대우조선해양(6.7%) 삼성중공업(6.1%) 한진중공업(5.6%) 등도 상승폭이 컸다.
모건스탠리 JP모건 UBS 맥쿼리 등 외국계 창구로 대량의 매수주문이 유입됐다. 외국인은 이날 '조선 5사' 주식을 전기전자업종(206억원)의 6배에 달하는 1227억원어치나 사들였다. 종목별 순매수 규모는 현대중공업이 81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호성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 상무는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넘어서면서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덜 오른 종목으로 순환매에 나서고 있다"면서 "특히 조선주들이 빠르게 반등하자 기존에 공매도했던 투자자들의 쇼트커버링(환매) 매수도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권기정 RBS증권 상무는 "글로벌 펀드의 조선주 보유비중은 거의 '제로(0)'에 가깝다"며 추가 매입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해운주들의 강세도 돋보였다. 현대상선이 5% 넘게 상승한 것을 비롯해 한진해운(7.2%) 대한해운(4.8%)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호남석유는 한때 11만8500원까지 치솟아 2007년 12월7일(11만9000원) 이후 2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화학주들도 순환매 대상으로 부각되며 동반 강세를 보였다.
한편 코스피지수는 1700선 돌파에 대한 부담감에 약세로 출발해 장 막판 하락폭을 넓혀 21.87포인트(1.28%) 떨어진 1683.45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 사흘간의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잠정치가 기대 수준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81만3000원으로 3.33% 하락 마감했다. 원 · 달러 환율이 한때 1120원대로 내려앉으면서 LG전자가 8% 가까이 급락하는 등 다른 수출주들도 맥을 추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코스피지수의 하락폭이 커진 데 대해 투신권이 외국인의 조선주 매수를 따라잡으려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중인 IT주 등 주요 블루칩을 서둘러 매각한 것이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외국인들의 조선주 매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국내 주요 기관들도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급하게 다른 종목을 팔아 자금을 마련해 조선주 매수에 나섰다"고 귀띔했다.
◆단기적인 '키 맞추기' 국면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700선 위에서의 심리적 부담감 해소와 외국인들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이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 주도주와 소외주 간 수익률 격차 줄이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 · 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등 주도주들이 상승 탄력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국면이어서 외국인 및 기관의 보유비중이 적고 가격 메리트가 살아 있는 소외주로 매수세가 옮겨다닐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화학 등 업황개선이 기대되는 종목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규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화학업종은 올 상반기 정기보수에 따른 가동이 중단되는 설비규모가 신규 증설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부족으로 석유화학제품 가격은 1분기 중 급등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과 중동에서 폭우 등 기상이변으로 설비가동이 차질을 빚고 있는 점도 제품가격에는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조선과 해운 등의 급등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지긴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필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더 이상 나올 매물이 없는 탓에 매수세가 조금만 유입돼도 주가가 '오버슈팅'(급등)하는 경향이 있지만 조선이나 해운 업황이 아직 바닥을 벗어났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강지연/장경영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