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유통수익률은 지난해 말 연 4.41%에 마감했다. 올 들어선 1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 때문에 지난 5일 연 4.36%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6일에는 8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강성 발언(조기 금리 인상 시사 발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우세해지면서 다시 연 4.43%까지 뛰었다.

7일에는 금리가 롤러코스트를 탔다. 오전에 한은이 '2010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을 내놓자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은은 이 자료에서 기준금리를 당분간 경기 회복세 지속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완화적 통화정책의 장기 지속으로 인한 우리 경제의 불균형 가능성에 점차 더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외 금융 · 경제상황을 종합 고려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한 속도와 폭으로 조정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이에 대해 한은이 1월엔 연 2.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겠지만 2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상황은 오후 들어 돌변했다. 재정부가 열석 발언권을 행사하겠다고 발표한 때문이다. 열석 발언권이란 재정부 차관이 금통위에 참석해 경제상황 및 통화정책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개진하는 것을 말한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11%포인트 하락한 연 4.32%에 마감했다. 국고채 5년물 금리도 이날 급락한 탓에 지난해 말 대비 0.08%포인트 내려 연 4.84%를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재정부의 열석 발언권 행사로 기준금리가 1분기 중 인상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2분기 중 인상 가능성도 예전보다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정부가 상반기 중에는 위기 극복 모드를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한은이 단독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채권 만기에 따라 금리가 다소 다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일단 상반기 중 금리 인상 등 출구 전략이 없다면 1년 미만 단기물의 경우 지금보다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겠지만 장기물은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때문에 지금보다 더 낮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국고채 3년물의 경우 상반기에 연 4.0~4.5% 범위 안에서 움직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