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연초 특판예금 잡고 대출자는 고정금리가 유리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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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상승기 재테크 전략
금융당국 "예대율 낮춰라"…예금 유치위해 금리인상
대출받아 부동산 투자는 위험…기존 대출자도 빚부터 갚아야
금융당국 "예대율 낮춰라"…예금 유치위해 금리인상
대출받아 부동산 투자는 위험…기존 대출자도 빚부터 갚아야
시중은행들이 새해 들어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가 부활하는 데다 기준금리 인상도 머지 않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예대율이란 은행 대출금 잔액을 예금 잔액으로 나눈 비율로 시중은행들의 예대율은 2009년 9월 기준 112.4%였는데 금융당국은 이 비율을 올해부터 시작해 4년 후 100% 이하로 낮추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은행들은 예금을 늘리기 위해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급격하게 오를 가능성은 많지 않기 때문에 오래 기다렸다 예금에 들기보다는 연초에 나오는 특별판매 예금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재테크 방법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금 인상 러시
우리은행은 간판 예금 상품 중 하나인 '키위정기예금'의 이자율을 불과 열흘 만에 0.4%포인트 올렸다. 지난달 22일 키위정기예금의 금리를 0.2%포인트 올린 데 이어 29일 0.1%포인트 인상했지만 다른 시중은행들이 비슷하게 따라오자 이달 4일 또다시 0.1%포인트를 올렸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기준 연 4.6%였던 이 예금의 최고 금리가 연 5.0%로 높아졌다.
하나은행도 최고 연 4.9%의 이자가 지급되는 '하나 투게더 특판 정기예금'을 내놨다. 오는 29일까지 한시적으로 예금을 받는다. 종전 이 은행의 최고 금리 예금인 '3 · 6 · 9 정기예금'보다 이자가 0.49%포인트 높다. 최저 가입금액은 500만원이다.
기업은행은 다른 금융상품과 함께 가입할 경우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패키지예금'을 선보이고 있다. 1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하거나 중소기업금융채권(중금채)을 매입한 후 1개월 이내에 △급여이체△월 5만원 이상 적금 신규 가입△신용카드 전월 10만원 이상 사용 중 한 가지 이상의 조건을 충족하면 정기예금은 연 4.79%,중금채는 연 5.07%의 금리가 적용된다.
◆대출 수요자들에겐 불리
반면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에게는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은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에 연동이 돼 있는데 최근 CD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또 은행들이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대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할 가능성도 높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2010년1분기 전망)'자료를 보면 은행의 종합 대출태도지수 전망치가 1분기 -6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가 마이너스이면 은행이 대출 취급기준을 강화할 것이며,플러스이면 은행이 대출 취급기준을 완화할 것이란 의미다. 1분기 종합 지수는 지난해 4분기 -4보다 2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이 중 가계주택자금에 대한 전망치는 -13으로 지난해 4분기와 동일했다. 수치는 떨어지지 않았지만 여전히 큰 폭의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해 은행들이 주택대출을 억제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금리상승기 투자 전략은
현 시점에 예금에 가입하려 한다면 자신의 투자계획이나 성향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주식,펀드 등의 투자상품에 관심이 많다면 3개월 만기 정기예금이나 중도해지 시에도 고금리를 주는 예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유동성을 확보해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예금에서 돈을 찾아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은 연초에 판매되는 1년 만기 이상의 예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언제 이뤄질지 불확실하고 예금 금리가 오른다 해도 지금보다 급격하게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몇 개월간 유동자금을 손에 들고 있는 것보다 다소 금리가 낮더라도 지금부터 차곡차곡 이자를 받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출자들은 변동형 대출과 고정형 대출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따져봐야 한다.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8일 현재 연 4.82~6.12%로 지난달 중순에 비해 0.07%포인트 올랐다. 변동형 대출의 기준이 되는 CD금리가 10월 중순 이후 두 달간 연 2.79%에 머무르다 작년 12월16일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어서다. 반면 주택금융공사의 고정형 대출인 'e-모기지론' 금리는 연 5.90%로 일부 대출자의 경우 고정형을 선택하는게 나을 수 있다.
실수요자가 아니라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것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대출로 부동산을 구입해 임대 등의 방법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투자 방법을 다시 짜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용흠 하나은행 서압구정골드클럽 PB센터장은 "올해는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재테크 방법은 위험할 수 있다"며 "기존 대출자들도 여유자금이 확보된 상황이라면 빨리 돈을 갚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