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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우려되는 개인회생제 개편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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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개인채무자를 구제하기 위한 방법에는 크게 법원을 이용하는 공적제도와 신용회복위원회 등을 통한 사적제도가 있다. 이 중 통합도산법상의 개인회생 및 개인파산 관련 규정은 대표적인 공적제도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통합도산법 개정 과정에서는 법원을 통한 개인회생시 주택담보채권을 별제권(법적 절차에 의하지 않고 담보권을 행사해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권리)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채무변제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등 채무자 친화적(debtor-friendly)인 방안들이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 이 같은 방안들은 과연 개인채무자와 일반 금융소비자에게 득이 될 것인가.

    주택담보채권을 별제권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면 현재 살고 있는 주택이 채권자의 손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아 개인채무자의 생활 재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통합도산법 개정안에 따르면,별제권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저당권과 가등기담보권에 한정되므로 세입자와 같은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거나 대부업자 등의 채권추심 행위를 막는 데에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주택소유 채무자에 의한 공적제도의 남용을 조장할 수도 있다.

    물론 이 같은 방안은 담보에 안주해 왔던 은행의 대출관행을 개선하는 계기로 작용할 여지는 있다. 하지만 담보에는 차입자의 기회주의적 행동을 억제하고 신용위험을 낮추는 등의 순기능도 존재한다. 그래서 이 같은 방안은 주택이 담보로서 갖는 순기능을 약화시켜 은행의 차입자 선별을 어렵게 하고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 결과 주택가격 거품이 형성되고 또 거품이 꺼지면 은행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돼 신용경색과 금리 상승이 불가피해짐으로써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채무자는 물론 선의의 일반 금융소비자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채무 변제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은 개인채무자의 빚을 경감해 줌으로써 공적제도를 이용하고자 하는 유인을 높이는 데 순기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손쉽게 채무부담에서 벗어나려는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사적제도의 실효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계약은 반드시 준수되어야 한다'(pacta sunt servanda)는 신의성실 또는 사적자치의 원칙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은행 등 채권자의 권익이 침해받게 되면 대출 규모가 줄거나 대출 기간이 짧아지고 대출 금리가 오르는 등 풍선효과를 야기해 일반 금융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개인채무자의 건전한 회생을 돕고 선의의 금융소비자 및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해선 주택담보채권의 별제권을 제한하기보다 면제 재산의 범위를 확대해 파산자의 기본생활을 보장하는 등 제3의 방안을 강구하고,채무변제 기간은 일률적으로 단축하기보다 채무자의 원리금 상환능력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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