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귀도(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자신의 아홉 번째 작품을 준비하던 중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홀로 휴양 스파를 찾는다. 그러나 우아한 여배우 클라우디아(니콜 키드먼),늘 돌아가고 싶은 헌신적인 아내 루이사(마리옹 코티야르),요염한 정부 칼라(페넬로페 크루즈),귀도를 유혹하는 여기자(케이트 허드슨) 등이 나타나 연애 소동이 펼쳐진다. 귀도는 여인들로부터 창작에 대한 영감을 얻고자 분투한다. 유년시절 성에 눈뜨게 해준 창녀 사라기나(퍼기),영원한 생명과 마음의 고향인 어머니(소피아 로렌)까지 나타나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무대를 펼친다. 이런 이야기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 수도 있는 창작의 고통을 그려낸다. 그렇지만 원작처럼 다이내믹한 영상 드라마를 꾸며내지는 못했다. 다만 다채로운 인물들을 포착한 장면들은 화려하고 아름답다. 마셜 감독의 말처럼 영화의 어떤 장면을 잘라내도 그림엽서의 풍경이 된다. 뮤지컬 영화답게 강렬한 음악도 돋보인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