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각국에선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선거가 연이어 실시된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지난 6일 이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10곳의 선거를 선정했다.

이달 17일에는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과 율리야 티모셴코 총리가 심각한 정치적 대립을 빚고 있는 우크라이나 대선이 치러진다. 유셴코 대통령의 인기가 급락한 가운데 티모셴코 총리와 현재 지지율 1위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총리가 자웅을 겨룰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지원 재개 여부도 이번 선거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3월 실시되는 이라크 총선은 이라크의 자치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5월에는 아프가니스탄과 이집트 등에서 총선이 치러진다. 지난해 대선에서 부정선거 시비에 휘말린 아프간이 이번 선거를 통해 얼마나 안정된 정치적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른다. 이집트 총선에선 이슬람 정치세력인 '이슬람 형제단'이 어느 정도 의석을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과 세속 국민민주당의 장기집권 체제를 뒤흔들 수도 있다. 필리핀과 콜롬비아도 각각 대선을 실시한다.

6월에는 영국 총선이 예정돼 있다. 3당인 자유민주당에 못 미치는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는 집권 노동당이 12년 만에 권좌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하지만 보수당이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연정 구성밖에 대안이 없어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

10월에 대선을 실시하는 브라질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 이후 좌우 정권 교체 여부가 관심사다. 미국에서도 11월 상원의원 3분의 1과 하원의원 전원을 뽑는 중간선거가 실시된다. 군부독재가 이뤄지고 있는 미얀마에선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총선이 예정돼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