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車, 中기업 첫 '글로벌 톱10'
중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상하이자동차가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업체로는 처음 세계 자동차 '톱10'에 진입했으며 순익도 무려 9배나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약진하는 중국 자동차산업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8일 상하이차가 지난해 전년보다 57.2% 늘어난 272만대를 팔아 세계 자동차 판매 9위에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2008년 각각 270만대를 팔아 9위와 10위였던 피아트와 스즈키의 지난해 판매 대수가 글로벌 경제위기로 전년에 못 미쳐 상하이차에 추월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상하이차는 지난해 승용차 160만대,상용차 112만대를 팔았다. 전년보다 57%,58% 각각 늘어난 수치다. 여기엔 폭스바겐 및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등을 통해 판매한 차량도 포함돼 있다.

상하이차의 지난해 실적은 금융위기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산업 재편에서 중국 업체의 약진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차의 지난해 순익은 전년 대비 9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8년 순익이 6억5600만위안(약 111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순익은 60억위안(1조2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차는 지난해 실적을 오는 4월2일 공식 발표한다.

상하이차는 인도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GM과 인도 시장을 공동 공략하기로 하고 GM이 100% 지분을 갖고 있던 GM 인도법인 지분 50%를 5억달러에 인수했다. 인도법인은 상하이차의 새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하이차는 한국에선 쌍용자동차에 투자했다가 지난해 초 철수를 선언한 바 있다.

◆미국 제친 중국 자동차 시장

상하이차의 고공행진은 외국 자동차업체와의 합작으로 기술력이 급속히 높아진 데다 중국이 지난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상하이차의 자동차 판매는 대부분 내수다. 지난해 중국은 자동차 판매가 사상 최대인 1360만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돼 1040만대 판매에 그친 미국을 제쳤다. 미국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는 27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전문가들을 인용,올해 중국 자동차 판매는 5~6% 증가하는 데 그쳐 폭발적인 고성장 추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올해도 최소한 미국을 200만대가량 앞서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차는 올해 자동차 판매목표로 300만대를 잡았다. 특히 상하이차는 지난해 12월 미국 기업과 합작으로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공장을 세운다고 발표하는 등 전기차 시대에도 대비하고 있다.

중국 차의 약진은 지리자동차의 '볼보' 인수가 예정대로 1분기에 마무리되고,쓰촨텅중의 GM 산하 '허머' 브랜드 인수가 중국 정부의 승인을 얻으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