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들이 여유 자금으로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가에 투자할 때는 임차인이 월세를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게 핵심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연간 10%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하는 조건을 내건 상가일 경우엔 먼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피스텔은 자산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역세권 등 교통 여건이 뛰어난 곳을 중심으로 소형을 구입해 공실률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상가 투자의 안전성은 임차인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은행지점 편의점 약국 빵집 등이 들어오는 점포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연간 15% 이상 확정수익률 보장 등을 내세우는 상가는 구입을 자제하라"고 조언했다. 높게 잡힌 확정 수익 일부가 이미 상가 분양금에 포함되는 사례가 많고 1~2년이 지나면 보장했던 연간 10% 수익률이 5%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최문섭 서울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 시내에서 임대사업을 위해 자투리 땅을 구입해 원룸을 지을 때 3.3㎡당 땅값이 1500만원 이상을 넘어가면 사업성이 거의 없다"며 "값싼 땅을 구입하는 게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주택 규모 축소를 비롯해 상가 투자 등 은퇴 이후 부동산을 재설계할 때 적어도 2~3군데 이상의 전문가 컨설팅을 받으라고 재테크 전문가들은 충고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퇴직 이후 성급하게 움직이다 투자에 실패하는 경우가 예상외로 많다"며 "주택 규모 축소나 상가 등에 투자할 때는 반드시 2~3명 이상의 전문가 조언을 구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첨단 장비를 사용하는 의사도 병을 오진할 때가 있는데 재테크 전문가도 틀리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암 진단 받듯이 여러 곳에서 부동산 재설계 진단을 받아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