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1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출구전략' 시행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큰폭의 상승세를 보였던 주식시장이 출구전략이 시행될 경우 급락세를 보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특히 올해엔 세계 각국이 금리인상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고,금융시장은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출구전략은 올해 경기와 주식시장을 읽는 핵심 이슈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이나 미국은 경제상황을 볼 때 당장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진행 중인 경기 회복세에 대한 확신이 낮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2분기,미국의 경우 하반기에 출구전략이 시행될 전망이 우세하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출구전략이 단행될 경우의 주식시장 반응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설 때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출구전략 초기엔 주식시장에 단기 충격은 있겠지만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리 인상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버블이 끼어있는 자산엔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

미국의 경우 1980년대 후반에 저축대부조합 사태로 기준금리를 연 3%까지 낮춘 후 1년 넘게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으나,1994년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하자 금리 인상에 나선 사례가 있다. 당시에도 금리인상 초기에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4분기 연속 기준금리가 오르자 버블이 끼어있던 멕시코 페소화가 120%가량 절하되고 멕시코 증시가 반토막으로 폭락했다.

정보기술(IT) 버블 붕괴로 1%까지 낮아졌던 미국의 정책금리가 2004년 말부터 인상되기 시작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연속적인 금리 상승으로 미국 주택과 신흥국가 주가가 폭락세를 보였다.

이처럼 출구전략 초기에 주식시장이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금리인상이 지속될 경우 이머징 주식과 원자재 가격이 상당히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를 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성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장 sj.oh@youfir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