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정책금리와 시장금리의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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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나라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일까요.
정책금리만 보면 맞는 얘기입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주말 연 2%에 머물러 있는 정책금리를 동결했습니다. 11개월째 사상 최저 수준의 정책금리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형성되는 금리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기 이전에 금리가 가장 낮았던 2004년 말과 비교해봅시다. 당시 정책금리는 연 3.25%로 지금보다 1.25%포인트나 높았습니다. 하지만 시장금리는 3년물 국고채의 경우 연 3.28%로 지난 주말(연 4.36%)과 비교해 1%포인트 이상 낮았습니다. 3년물 회사채 금리(AA등급 기준)도 2004년 말 연 3.72%로 지금보다 1.7%포인트 이상 낮았습니다.
시장금리를 기준으로 보면 2004년 말과 2005년 초가 지금보다 '저금리 시대'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행이 정책금리를 큰 폭으로 떨어뜨렸지만 지금의 시장금리는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닙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더라도 2004년 말에 비해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합니다. 기업들이 돈을 빌릴 때에도,은행에서 가계신용대출을 받을 때에도 2004년 말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를 '정책금리와 시장금리 간 괴리가 확대되면서 은행 주변에 저금리 자금이 넘쳐나고 있지만 실수요자는 그다지 매력적인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예전에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낮은 정책금리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가계발 신용대란을 막는 데 정책금리 인하 효과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신규로 금융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돈을 빌려 사업을 하거나,주식을 사거나,부동산을 살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따라서 지금은 한국은행이 저금리의 폐해를 크게 걱정할 때는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투자자들도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그리 두려워할 이유는 없습니다. 시장금리가 이미 높아진 상황에서 정책금리 인상의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승윤 금융팀장 hyunsy@hankyung.com
정책금리만 보면 맞는 얘기입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주말 연 2%에 머물러 있는 정책금리를 동결했습니다. 11개월째 사상 최저 수준의 정책금리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형성되는 금리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기 이전에 금리가 가장 낮았던 2004년 말과 비교해봅시다. 당시 정책금리는 연 3.25%로 지금보다 1.25%포인트나 높았습니다. 하지만 시장금리는 3년물 국고채의 경우 연 3.28%로 지난 주말(연 4.36%)과 비교해 1%포인트 이상 낮았습니다. 3년물 회사채 금리(AA등급 기준)도 2004년 말 연 3.72%로 지금보다 1.7%포인트 이상 낮았습니다.
시장금리를 기준으로 보면 2004년 말과 2005년 초가 지금보다 '저금리 시대'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행이 정책금리를 큰 폭으로 떨어뜨렸지만 지금의 시장금리는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닙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더라도 2004년 말에 비해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합니다. 기업들이 돈을 빌릴 때에도,은행에서 가계신용대출을 받을 때에도 2004년 말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를 '정책금리와 시장금리 간 괴리가 확대되면서 은행 주변에 저금리 자금이 넘쳐나고 있지만 실수요자는 그다지 매력적인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예전에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낮은 정책금리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가계발 신용대란을 막는 데 정책금리 인하 효과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신규로 금융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돈을 빌려 사업을 하거나,주식을 사거나,부동산을 살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따라서 지금은 한국은행이 저금리의 폐해를 크게 걱정할 때는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투자자들도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그리 두려워할 이유는 없습니다. 시장금리가 이미 높아진 상황에서 정책금리 인상의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승윤 금융팀장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