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강소기업' 에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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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복합시대 신산업창출 기회 커져
정부 R&D단계 조정자역할 중요해
정부 R&D단계 조정자역할 중요해
인류가 발견 · 발명한 최고 걸작품으로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 불,화학,문자와 인쇄술,엔진과 일관작업,반도체와 집적회로,DNA 정도가 되지 않을까. 불은 제어 가능한 에너지,화학은 우리 주위를 바꾼 환경,엔진과 일관작업은 사람의 활동 영역을 넓힌 기계 산업으로 각각 이어져 인류 번영에 크게 기여했다.
마침내 인류는 물질을 원자단위로 조작,설계,생산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이를 NT (나노기술)라고 한다. 여기에 문자와 인쇄술은 지식의 대량 축적 및 교환을 가능케 했고,반도체와 이의 대량 생산기술인 집적회로 기술의 발명으로 고도의 개인 정보통신 시대에 살게 됐다. 이를 비트 또는 IT(정보기술)라 한다. 여기에 DNA 발견으로,생명 및 유전 현상의 근본을 이해하게 됐고 최근에는 이의 설계와 합성도 우리 임의대로 할 수 있게 됐다. 이를 BT(바이오기술)라고 한다.
지금 이런 기술들의 조합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가치와 산업 창출기회가 생겨나고 있으며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많은 도전이 있다. 우선 조합하는 기술과 산업의 종류가 매우 많다. 4가지 기술과 4가지 산업을 2개 이상 융합하는 방법은 무려 247가지가 된다. 조합수가 많아지면 복잡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게 되므로 기술 개발과 새로운 산업 창출에 큰 걸림돌이 된다.
융합 바이오 기기 예를 들어보자.모르핀 주사에 산소포화도 센서를 결합해 주사량을 조절할 경우 이를 인증하는 문제는 각각의 인증보다 더욱 어렵다. 나아가 이 기기를 휴대폰에 장착해 헬스케어 서비스를 할 경우 기기메이커,네트워크 사업자 등 이해 당사자가 더 늘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가치사슬 상에서 수익 배분과 책임 소재 문제는 매우 복잡해진다.
다음으로 기존 시장에는 이미 전통의 강호들이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확립된 기존 시장의 질서와 규제를 지켜가면서 새로 경쟁해야 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런 면에서 심판자,조정자로서 정부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융복합 기술 개발 및 산업 진흥은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그 이유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 있다. 다음 몇 가지는 이를 시작하는 데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이상적인 해답으로서 기존 이해 당사자들과 경쟁할 일이 없는 새로운 블루오션,즉 대안산업을 창출하는 것이다.
둘째,연구개발 기획시 가치사슬과 비즈니스 모델이 철저하게 분석돼야 한다. 이것은 연구자들에게 의미 있는 연구 분야를 찾는 것은 물론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공과대학에서 기초연구를 할 때도 논문은 물론 특허도 철저하게 대응해야 한다.
셋째,처음부터 욕심을 크게 내지 말고 일을 작게 만들더라도 반드시 성공하는 체험을 갖는 것이다. 제이슨 제닝스가 저서에서 이야기한 대로 생각은 크게 하고(Think Big),일의 크기는 작게 해서(Act Small) 반드시 성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동안 대량 생산기술을 통해 산업경쟁력을 확보해 왔던 우리는 산업 고도화를 위한 학습 비용,특히 시간 지불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의 연구개발(R&D)은 기업의 이런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990년대 초 한 대기업 총수가 말한 대로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우리의 선배들은 직관에 의해 글로벌 대기업을 창출했으나 이제는 치밀한 전략과 실행을 통해 포유류와 같이 크기는 작지만 강한 기업을 만들 때다. 현재 국가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첨단 융복합 기술 개발 사업이 10~20년 뒤에 이런 강소기업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이귀로 KAIST 교수 전기·전자공학/국가과학기술委 첨단융복합기술전문위원장
마침내 인류는 물질을 원자단위로 조작,설계,생산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이를 NT (나노기술)라고 한다. 여기에 문자와 인쇄술은 지식의 대량 축적 및 교환을 가능케 했고,반도체와 이의 대량 생산기술인 집적회로 기술의 발명으로 고도의 개인 정보통신 시대에 살게 됐다. 이를 비트 또는 IT(정보기술)라 한다. 여기에 DNA 발견으로,생명 및 유전 현상의 근본을 이해하게 됐고 최근에는 이의 설계와 합성도 우리 임의대로 할 수 있게 됐다. 이를 BT(바이오기술)라고 한다.
지금 이런 기술들의 조합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가치와 산업 창출기회가 생겨나고 있으며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많은 도전이 있다. 우선 조합하는 기술과 산업의 종류가 매우 많다. 4가지 기술과 4가지 산업을 2개 이상 융합하는 방법은 무려 247가지가 된다. 조합수가 많아지면 복잡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게 되므로 기술 개발과 새로운 산업 창출에 큰 걸림돌이 된다.
융합 바이오 기기 예를 들어보자.모르핀 주사에 산소포화도 센서를 결합해 주사량을 조절할 경우 이를 인증하는 문제는 각각의 인증보다 더욱 어렵다. 나아가 이 기기를 휴대폰에 장착해 헬스케어 서비스를 할 경우 기기메이커,네트워크 사업자 등 이해 당사자가 더 늘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가치사슬 상에서 수익 배분과 책임 소재 문제는 매우 복잡해진다.
다음으로 기존 시장에는 이미 전통의 강호들이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확립된 기존 시장의 질서와 규제를 지켜가면서 새로 경쟁해야 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런 면에서 심판자,조정자로서 정부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융복합 기술 개발 및 산업 진흥은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그 이유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 있다. 다음 몇 가지는 이를 시작하는 데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이상적인 해답으로서 기존 이해 당사자들과 경쟁할 일이 없는 새로운 블루오션,즉 대안산업을 창출하는 것이다.
둘째,연구개발 기획시 가치사슬과 비즈니스 모델이 철저하게 분석돼야 한다. 이것은 연구자들에게 의미 있는 연구 분야를 찾는 것은 물론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공과대학에서 기초연구를 할 때도 논문은 물론 특허도 철저하게 대응해야 한다.
셋째,처음부터 욕심을 크게 내지 말고 일을 작게 만들더라도 반드시 성공하는 체험을 갖는 것이다. 제이슨 제닝스가 저서에서 이야기한 대로 생각은 크게 하고(Think Big),일의 크기는 작게 해서(Act Small) 반드시 성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동안 대량 생산기술을 통해 산업경쟁력을 확보해 왔던 우리는 산업 고도화를 위한 학습 비용,특히 시간 지불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의 연구개발(R&D)은 기업의 이런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990년대 초 한 대기업 총수가 말한 대로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우리의 선배들은 직관에 의해 글로벌 대기업을 창출했으나 이제는 치밀한 전략과 실행을 통해 포유류와 같이 크기는 작지만 강한 기업을 만들 때다. 현재 국가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첨단 융복합 기술 개발 사업이 10~20년 뒤에 이런 강소기업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이귀로 KAIST 교수 전기·전자공학/국가과학기술委 첨단융복합기술전문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