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도 기술유출 피해 심각…매년 1조 이상 '도둑질'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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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당 평균 손실 10억 넘어…경기침체로 보안투자 한계
정부차원 지원·교육 절실
정부차원 지원·교육 절실
#사례 1.전자부품 제조업체 K사는 지난해부터 외국인 기술연수생을 받지 않기로 했다. 2007년 발생한 인도네시아 기술연수생의 기술 유출 사건 때문이다. 평소 성실하고 기술 숙련도가 높아 부설 연구소에서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한 연수생이 갑자기 모친 위독을 이유로 휴가를 낸 뒤 한국을 떠났다. K사는 나중에야 이 연수생이 전자부품 제조 핵심 기술을 인도네시아 업체에 넘긴 사실을 알고 행방을 쫓았지만 이미 잠적한 뒤였다. K사는 경쟁 제품 출시로 지난해 동남아 수출에 타격을 받아 매출이 전년 100억원에서 80억원대로 20억원 정도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사례 2.유전자 진단기기 및 치료제 개발 업체인 B사는 지난해 연구원 5명이 잇따라 사표를 내는 바람에 유전자 분석장비 출시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2년간 진행해온 개발 작업을 중단할 수 없어 새 연구원을 충원,제품 개발을 서둘렀지만 지난해 말 유사 제품이 시장에 먼저 나왔다. 사직한 연구원 5명이 회사를 차려 유전자 분석장비를 출시한 것.검찰에 신고했지만 이들은 기술 유출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처리됐고,연 매출 80억원대인 B사는 앞으로 연 15억원 정도의 지속적인 매출 감소를 각오해야 할 처지다.
대기업 못지 않게 중소기업들의 기술 유출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이하 산기협)는 부설 연구소를 보유한 중소기업 1500개를 대상으로 산업기밀 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14.7%가 기술 유출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기술 유출 1건당 평균 피해 금액도 10억2000만원으로 연 평균 매출 대비 9%에 해당하는 손실을 입었다.
산기협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3년간 산업기밀 유출로 인한 전체 중소기업의 피해 규모가 4조2156억원에 이르고,연간 1조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처럼 중소기업의 산업기밀 유출에 따른 피해액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경기 침체로 보안 분야 투자가 위축받은 데다 경영진의 관심도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지난해 PC와 사내 인트라넷 등에 보관한 기밀의 유출 방지 등을 위해 보안비용을 지출한 기업은 전체의 59.4%로 전년 대비 4.2%포인트 감소했다. 보안에 투자한 기업 1개당 평균 투자금액은 1951만원으로 전년도 2079만원에 비해 6.2%(128만원) 줄었으며,매출 대비 보안비용 비율도 0.12%로 전년 대비 0.03%포인트 감소했다.
노민선 산기협 연구원은 "중소기업이 직접적인 경영 성과가 이어지지 않는 보안 부문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기술집약형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재정 지원,교육 등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사례 2.유전자 진단기기 및 치료제 개발 업체인 B사는 지난해 연구원 5명이 잇따라 사표를 내는 바람에 유전자 분석장비 출시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2년간 진행해온 개발 작업을 중단할 수 없어 새 연구원을 충원,제품 개발을 서둘렀지만 지난해 말 유사 제품이 시장에 먼저 나왔다. 사직한 연구원 5명이 회사를 차려 유전자 분석장비를 출시한 것.검찰에 신고했지만 이들은 기술 유출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처리됐고,연 매출 80억원대인 B사는 앞으로 연 15억원 정도의 지속적인 매출 감소를 각오해야 할 처지다.
대기업 못지 않게 중소기업들의 기술 유출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이하 산기협)는 부설 연구소를 보유한 중소기업 1500개를 대상으로 산업기밀 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14.7%가 기술 유출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기술 유출 1건당 평균 피해 금액도 10억2000만원으로 연 평균 매출 대비 9%에 해당하는 손실을 입었다.
산기협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3년간 산업기밀 유출로 인한 전체 중소기업의 피해 규모가 4조2156억원에 이르고,연간 1조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처럼 중소기업의 산업기밀 유출에 따른 피해액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경기 침체로 보안 분야 투자가 위축받은 데다 경영진의 관심도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지난해 PC와 사내 인트라넷 등에 보관한 기밀의 유출 방지 등을 위해 보안비용을 지출한 기업은 전체의 59.4%로 전년 대비 4.2%포인트 감소했다. 보안에 투자한 기업 1개당 평균 투자금액은 1951만원으로 전년도 2079만원에 비해 6.2%(128만원) 줄었으며,매출 대비 보안비용 비율도 0.12%로 전년 대비 0.03%포인트 감소했다.
노민선 산기협 연구원은 "중소기업이 직접적인 경영 성과가 이어지지 않는 보안 부문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기술집약형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재정 지원,교육 등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