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미술의 시대입니다. 디지털 시대 미술은 산업의 발전 동력이거든요. 미술인과 기업인 · 변호사 · 의사 등 전문가를 연계하는 총 20억원 규모의 '메세나 아트 펀드'를 조성해 화가들의 작품을 사줄 생각입니다. 그동안 '심사 비리' 의혹으로 얼룩진 대한민국 미술대전의 업무를 협회에서 별도로 떼어내 법인화를 검토 중이고요. "

9일 전국적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제22대 한국미술협회(미협) 이사장으로 선출된 차대영씨(54 · 수원대 교수)는 "미술계 화합과 단결을 통해 실추된 미협의 권위를 회복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와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차 이사장은 1991년 제10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과 1999년 마니프에서 대상을 받은 한국 화가다. 2004년 20대 미협 이사장에 출마해 당시 경쟁자였던 하철경씨에게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그는 "올해는 미협이 출범한 지 50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바뀐 시대 흐름에 맞게끔 조직 역량을 강화해 작가와 컬렉터 모두가 '윈-윈'하는 일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미술메세나 활동을 적극 펼쳐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미술계는 문화예술계 전체로 봐도 가라앉아있습니다. 미술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일을 적극 찾아 나설 겁니다. 그림장터같은 게 하나의 대안이죠.이를 위해 미협 운영도 비영리 조직과 영리 기업의 중간 형태인 '사회적 기업'으로 바꿔 회원들의 친목활동을 추구하는 동시에 수익도 쫓는 구조로 바꿔나갈 거고요. "

차 이사장은 작가들의 시장진출 통로 역할을 담당할 가칭 '코리아 아트페어'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체 미술가 가운데 월 수입이 100만원도 안되는 작가들이 절반을 넘는 만큼 그들에게 시장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오는 12월 미술인의 날에는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회원 80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아트페어를 개최할 겁니다. "

그는 대한민국 미술대전의 실추된 권위를 회복하는 방안으로 미술대전을 따로 떼어내 법인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술인들의 자존심이 다시는 짓밟히지 않도록 대한민국 미술대전의 시스템을 확 바꿔놓을 겁니다. 미술대전을 독립법인화하면 운영과 심사가 더욱 투명하고 공정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