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광주광역시장 후보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방선거를 5개월 남짓 앞두고 다른 광역단체에서는 아직 탐색전 분위기이나 광주에서는 야권 내 후보들이 난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천 경쟁 열기는 전국에서 단연 최고다.

10일 현재까지 광주시장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의사를 밝힌 예비후보는 무려 8명에 달한다. 박광태 현 시장을 비롯 민주당 강운태 의원(남구) 전갑길 광산구청장 등 현직들이 출마선언을 했으며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양형일 전 의원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11일에는 민주당 이용섭 의원(광산구)이 현지에서 출마선언을 하는 가운데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후보로 나섰던 조영택 의원(서구갑)도 저울질하고 있다. 현직의원뿐 아니라 국무위원 청와대수석 출신 등 광주에 연고를 둔 국민 · 참여정부시절 인사들이 총망라된 경쟁구도다.

당초 현직 프리미엄의 박광태 현 시장과 전 시장 출신이자 내무장관을 지낸 강운태 의원 간의 양자대결로 예상됐던 광주시장 후보가 초반부터 달아오른 데는 이용섭 의원의 출마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초선임에도 국세청장,행안부 ·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 장관을 지낸 경험을 앞세운 이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의사를 밝히면서 혈투를 예고했다. 현지 교수 등 여론주도층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 여론조사에서 앞서가고 있는 강 의원과는 함평 학다리고 선후배 사이로 동문 간 대결도 관심거리다.

민주당은 광주시장 경쟁이 조기에 달아오르는 것이 싫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다들 탄탄한 경력을 가지고 있어 초반부터 경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고조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배심원제와 함께 광주에서 경선열기가 달아오르면 수도권 선거 판세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후보는 현직 의원들의 출마러시에 대해 "국회의원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않고 시장에 출마하면서 의원직까지 유지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선거법과 관계없이 경선출마선언과 함께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