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골프 한류' 의 성공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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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골프 매너가 나빠지고,룰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영향인지 골프용품도 잘 팔리지 않는다. 시뮬레이션(스크린) 골프방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같다. "
A골프용품업체 관계자는 한 신년 모임에서 시뮬레이션골프가 골프에 대한 관심을 키운 건 사실이지만,부작용 또한 그에 못지않다고 조목조목 따졌다. 시뮬레이션골프방에선 벙커에 들어가도 그냥 치면 되고,러프에서도 거리낌 없이 샷을 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 익숙하다보니 필드에서도 팽팽한 긴장감 없이 대충 샷을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룰을 지키지 않거나 매너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는 골퍼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하면 "되게 까다롭게 구네"라며 발톱을 세운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를 B시뮬레이션 골프업체 대표에게 전했더니 펄쩍 뛰었다. "골프와 IT(정보기술)를 접목해 새로운 문화레저 서비스를 창출하고,많은 일자리까지 만들어 내고 있는 우리 업계를 폄하하는 얘기일 뿐이다. "
시뮬레이션 골프는 1980년대 미국에서 날씨가 안 좋을 때 필드 나가는 대신 실내에서 연습할 수 있는 장비로 도입됐다. 그저 그런 아이디어를 들여와 '제3의 문화스포츠상품'으로 업그레이드시킨 건 국내업체들이다. 2000년대 들어 골프에 오락을 가미한 시뮬레이션 골프로 재탄생시킨 것.지금은 일본 · 중국 · 중동 · 러시아 등에 수출돼 우리나라가 사실상 종주국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누구 말이 맞는 걸까. 다 맞는 말이다. 골프 매너가 다소 이완됐다는 지적도 맞고,시뮬레이션골프가 골프의 저변을 확산시켰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기자의 관심을 끄는 건 이런 논쟁이 아니다. 최소한 골프에 관한한 한국은 이런 논쟁을 벌일 정도로 선진국에 진입해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미국 LPGA투어에서 한국(계) 낭자들은 12승을 거둬들였다. 전체 투어프로 140여명 가운데 40명가량이 한국(계)선수다. 양용은은 타이거 우즈를 꺾고 미PGA챔피언십에서 우승,동양인 최초의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우리나라는 이제 '골프의 세계'에서 더이상 비주류가 아니다. 반대로 한국선수들의 참가 여부가 대회 흥행과 용품업체의 매출에도 영향을 준다. 루저(패배자)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위너(승리자)의 반열에 올랐다고나 할까. 삼성전자 · LG전자 등이 일본의 소니 · 파나소닉 등을 제치고 위너가 된 것과 다르지 않다.
프로골프선수들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게 명예의전당 가입이다. 우리도 이젠 위너 위상에 걸맞게끔 명예를 가꾸는 일에 나서야 한다. '세리키즈'로 불리는 20대 초반의 우리나라 여자선수들은 맞춤교육을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한 케이스다. 일부에선 선수의 성공을 위해 가족이 모두 '올인'하는 어두운 면을 부각하지만,실패를 최소화하면서 이른 시간 내에 성취를 이뤄내는 것은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시뮬레이션골프는 첨단IT와 한국의 천재적인 골프지능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라고 자랑하자.이런 성공스토리를 국가를 홍보할 교재로 만들어 지구촌을 누비는 기업인이나 학생들이 활용하면 한국의 위상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꼭 한 가지 더.한국 골퍼들은 매너도 좋고,룰도 잘 지킨다고 알려지면 더할 나위 없겠다. 국가홍보는 이런 일에서 시작돼야 한다.
남궁덕 문화스포츠 부장 nkduk@hankyung.com
A골프용품업체 관계자는 한 신년 모임에서 시뮬레이션골프가 골프에 대한 관심을 키운 건 사실이지만,부작용 또한 그에 못지않다고 조목조목 따졌다. 시뮬레이션골프방에선 벙커에 들어가도 그냥 치면 되고,러프에서도 거리낌 없이 샷을 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 익숙하다보니 필드에서도 팽팽한 긴장감 없이 대충 샷을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룰을 지키지 않거나 매너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는 골퍼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하면 "되게 까다롭게 구네"라며 발톱을 세운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를 B시뮬레이션 골프업체 대표에게 전했더니 펄쩍 뛰었다. "골프와 IT(정보기술)를 접목해 새로운 문화레저 서비스를 창출하고,많은 일자리까지 만들어 내고 있는 우리 업계를 폄하하는 얘기일 뿐이다. "
시뮬레이션 골프는 1980년대 미국에서 날씨가 안 좋을 때 필드 나가는 대신 실내에서 연습할 수 있는 장비로 도입됐다. 그저 그런 아이디어를 들여와 '제3의 문화스포츠상품'으로 업그레이드시킨 건 국내업체들이다. 2000년대 들어 골프에 오락을 가미한 시뮬레이션 골프로 재탄생시킨 것.지금은 일본 · 중국 · 중동 · 러시아 등에 수출돼 우리나라가 사실상 종주국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누구 말이 맞는 걸까. 다 맞는 말이다. 골프 매너가 다소 이완됐다는 지적도 맞고,시뮬레이션골프가 골프의 저변을 확산시켰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기자의 관심을 끄는 건 이런 논쟁이 아니다. 최소한 골프에 관한한 한국은 이런 논쟁을 벌일 정도로 선진국에 진입해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미국 LPGA투어에서 한국(계) 낭자들은 12승을 거둬들였다. 전체 투어프로 140여명 가운데 40명가량이 한국(계)선수다. 양용은은 타이거 우즈를 꺾고 미PGA챔피언십에서 우승,동양인 최초의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우리나라는 이제 '골프의 세계'에서 더이상 비주류가 아니다. 반대로 한국선수들의 참가 여부가 대회 흥행과 용품업체의 매출에도 영향을 준다. 루저(패배자)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위너(승리자)의 반열에 올랐다고나 할까. 삼성전자 · LG전자 등이 일본의 소니 · 파나소닉 등을 제치고 위너가 된 것과 다르지 않다.
프로골프선수들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게 명예의전당 가입이다. 우리도 이젠 위너 위상에 걸맞게끔 명예를 가꾸는 일에 나서야 한다. '세리키즈'로 불리는 20대 초반의 우리나라 여자선수들은 맞춤교육을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한 케이스다. 일부에선 선수의 성공을 위해 가족이 모두 '올인'하는 어두운 면을 부각하지만,실패를 최소화하면서 이른 시간 내에 성취를 이뤄내는 것은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시뮬레이션골프는 첨단IT와 한국의 천재적인 골프지능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라고 자랑하자.이런 성공스토리를 국가를 홍보할 교재로 만들어 지구촌을 누비는 기업인이나 학생들이 활용하면 한국의 위상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꼭 한 가지 더.한국 골퍼들은 매너도 좋고,룰도 잘 지킨다고 알려지면 더할 나위 없겠다. 국가홍보는 이런 일에서 시작돼야 한다.
남궁덕 문화스포츠 부장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