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현대차, 내수 감소로 수익성 악화"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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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한국 정부의 노후차 세제감면 혜택 종료로 인해 현대자동차의 2010년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주간 신용전망' 보고서를 통해 노후차에 대한 세제 감면 혜택이 지난해로 종료됨에 따라 올해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으며, 뿐만 아니라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 내 경쟁과 원화 강세로 인해 현대차의 수익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지난 2009년 한국 자동차 시장 내 수요는 전년대비 20% 증가한 145만대에 달했으며, 현대차(신용등급 Baa3)는 이로 인해 높은 수익률 성장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크리스 박 무디스 부사장은 "자체 조사한 결과 자국 내 시장에서의 강력한 수요를 바탕으로 현대차와 기아차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내수 점유율은 전년대비 4% 증가한 77%에 달했다"며 "이는 현대기아차가 한 해 동안 내놓은 신차가 성공을 거두고, GM대우, 쌍용차 등 경쟁업체에 재정적인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무디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전년대비 26% 증가한 110만대, 글로벌 판매량은 17% 늘어난 490만대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내수시장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으며, 이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었다는 게 무디스의 분석이다. 즉, 현대차의 해외 시장 경쟁력은 내수 시장에서의 수익 덕분이라는 얘기다.
무디스는 올해 한국 자동차 시장의 변화가 현대차 측에 불리하게 적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12월 사이 진행된 정부의 노후차 세제 지원으로 인해 국내 차판매량이 크게 늘어들며 올해의 자동차 수요까지 흡수했다는 게 이유다. 무디스는 지난해 세제 혜택으로 인해 늘어난 판매량이 전체 판매량의 25%(약 36만4000대)를 차지했으며, 이 중 30~40%는 올해 이후 수요를 미리 앞당긴 것으로 추산했다.
무디스는 "한국 내 경기회복과 주요 업체들의 강력한 신차 출시로 수요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대차는 한국 내 완성차업체와 수입차들과의 경쟁 심화로 인해 판매량 증가폭이 업계 평균을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한국 자동차 시장의 경쟁과 원화 가치 절상이 현대차의 수익률을 압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디스는 그러나 판매 투입비용 감소, 생산 효율성 증가, 미국과 신흥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량 증가 등은 현대차에 있어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했다.
한편 무디스는 지난해 11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전망을 각각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한 바 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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