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은 11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카팔루아리조트 플랜테이션코스(파73)에서 끝난 대회에서 4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81타를 기록,챔피언 지오프 오길비(호주)에게 11타 뒤진 성적으로 28명 중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오길비는 합계 22언더파 270타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막전 우승컵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112만달러(약 12억6700만원).
3라운드에서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하며 16위까지 치솟았던 양용은은 최종일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이는 데 그치며 순위가 뒷걸음질쳤다. 세계랭킹 1,2위인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이 나오지 않은 대회에서 시즌 첫 '톱10'에 들려던 그의 목표는 빗나가고 말았다. 양용은은 대회 후 "첫 대회가 끝났을 뿐이다. 팬들에게 더 자주 우승 소식을 전해드리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양용은은 '새 그루브 룰'이 처음 적용된 이 대회에서 그런대로 잘 적응했다. 최종일 89%를 포함,대회 나흘 동안 아이언샷 그린적중률이 평균 84.7%에 달했다. 출전선수 중 이 부문 랭킹 10위.한 라운드 18개홀 가운데 평균 3홀에서만 그린을 놓쳤다는 뜻으로 새 클럽(로프트 25도 이상의 아이언 · 웨지)에 적응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2009시즌 종료 후 약 3주간의 훈련만 한 탓인지,양용은은 절정기의 경기감각을 보여주지 못했다. 더블보기와 트리플보기가 난무하는가 하면,좀처럼 보기 드문 헛스윙까지 하고 말았다. 기복은 특히 그린에서 심했다. 퍼트수는 1,2라운드 때 32개로 높더니 3라운드 때는 26개로 뚝 떨어졌고,마지막날은 35개로 치솟았다. 퍼트감이 좋지 않았다고는 하나,하룻새 퍼트수가 9개나 차이난 것은 아쉬웠다.
'버디 홀'인 파5홀 스코어도 다른 선수에 비해 좋지 않다. 양용은은 나흘 동안 파5홀에서 7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파4홀 버디(이글)확률 43.8%로 지난해 그의 평균치(44.4%,랭킹 50위)와 비슷했다. 투어 10위권 선수들은 이 확률이 50% 안팎에 달한다. 양용은은 현재보다 파5홀 버디비율을 5%포인트 이상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받은 셈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