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 정권이 올 연말까지 유지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의 유명 정치·경제 컨설팅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이 전망했다.

유라시아그룹이 선정한 올해 세계 10대 리스크(위험)에서 하토야마 정권은 5위를 차지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1일 보도했다.이는 기후변동(6위),인도와 파키스탄간 긴장(8위) 등 국제적 현안보다 위험도가 높은 것이다.유라시아그룹은 올해 세계 위험요소 1위로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를 제시했다.2위는 이란 문제,3위는 유럽연합 역내의 알력이 차지했다

유라시아그룹은 관료집단과 산업계의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하토야마 정권의 정책이 세계적인 관점에서 볼때 높은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이 그룹은 특히 “민주당이 (올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 지금보다 더 공약에 충실한 정책을 실행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당의 실권은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이 쥐고 있다.하토야마 총리는 선거지휘 능력이 뛰어나지도,정책 결정력이 강하지도 않다”며 “현 정권은 연말까지 유지되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하고,어쩌면 참의원 선거 때까지 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하토야마 총리의 리더십 부재 논란은 올들어 더 불거지고 있다.오키나와현 후텐마 미군비행장 이전과 내년도 예산 편성 등 당면 현안에 대한 각료들의 이견을 거의 속수무책으로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올 5월까지 결론을 내야 하는 후텐마 문제의 경우 히라노 히로후미 관방장관과 기타자와 도시미 방위상,오카다 가쓰야 외상이 각각 독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히라노 장관은 최근 “총리는 가만히 계시고 내게 후텐마 문제를 맡겨 달라”고 까지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일 전했다.

경제분야 정책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후지이 히로히사의 후임으로 새 재무상이 된 간 나오토 부총리와 센고쿠 요시토 국가전략담당상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경제관련 업무를 처음 맡는 간 재무상과는 달리 센고쿠 국가전략담당상은 과거 사회당 시절부터 ‘재무통’으로 잘 알려졌다.

간 재무상이 지난 7일 취임 후 첫 회견에서 “달러 대비 엔 환율이 높다”고 발언한 데 대해 센고쿠 국가전략담당상은 “정부에서 환율의 고저를 말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