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세종시 330만㎡의 부지에 2015년까지 3조5000억원을 투입해 '세종국제과학원(가칭)'을 설립,원천기술 및 융 · 복합기술 연구의 중심 기관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11일 발표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종합계획'에 따르면 세종국제과학원에는 국제과학대학원(가칭)과 기초과학연구원,중이온가속기연구소,첨단융복합연구센터 등 4개 핵심 연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당초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들어설 예정이던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연구소 외에 두 곳을 추가한 셈이다.

김중현 교과부 2차관은 "올해 약 925억원의 관련 예산을 추경 또는 예비비로 확보했고 기획재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필요한 예산을 추가로 확충해 나갈 것"이라며 "일본 이화학연구소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 필적하는 기초원천 연구의 메카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기초원천,융 · 복합기술 연구 및 연구인력 양성 주력

세종국제과학원에서는 기초원천기술과 학제 · 산업 간 융 · 복합 기술을 주로 연구할 전망이다. 교과부는 기초과학연구원 국제과학대학원 등에서 총 3800여명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4개 연구시설 중 2012년 착공할 중이온가속기연구소가 가장 주목받는다. 중이온가속기는 원자핵을 전기를 띤 이온 상태로 만들어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하고 서로 충돌시킬 때 발생하는 각종 물리적 현상을 연구하는 장치다. 물리,생명과학 등 기초과학 분야를 비롯해 원자력,신소재 등 활용 분야가 다양하다.

현재 정부가 계획 중인 중이온가속기는 최대 200MeV(메가전자볼트)의 에너지로 중이온을 가속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등 가속기연구소 선진국과 건설 준비 단계부터 협력체계를 구축,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연구소를 만들 계획이다.

기초과학연구원은 2010년에 착공해 2015년 완공될 예정이다. 세계적 과학 난제를 해결하거나 녹색기술,원자력,풍력,태양광 등 기초과학 및 원천연구를 수행한다. 연구단의 50%는 전국 각지에 분소 형태로 설치할 전망이며 약 2000명을 고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융복합연구센터에서는 기초원천기술 외에 대학이나 정부 출연 연구소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핵융합,태양광,바이오 융합 관련 연구를 중점 추진할 방침이다. 교과부는 센터에서 근무하는 이공계 인재에게 국내 최고 수준의 급여를 제공해 잠재적 노벨상 후보까지 육성할 계획이다.

2011년 착공할 국제과학대학원에서는 기초원천 및 첨단 융 · 복합연구 등 국가 주도의 거대과학 분야 인재를 양성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교수 및 학생 중 외국인 비율이 3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외국 명문 대학과 공동학위 과정을 운영하고 교환학생을 파견하는 등 국제적인 연구 중심 대학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특히 연구시설 확장 수요가 있는 대덕단지 입주 출연연을 조사하고 출연연의 의견을 반영해 일부 출연연의 이주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국을 아우르는 과학벨트로 확장

정부는 세종국제과학원을 핵으로 충청권의 주요 과학산업 거점인 대덕 · 오창 · 오송 연구단지를 기능 지구로 지정,과학비즈니스벨트와 연계한 이른바 알파벳 C자 모양의 'C(Center의 머리글자)벨트'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편경범 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단장은 "각 지역별로 연구 분야를 특화하고 지역 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C벨트를 중부권의 성장 거점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C벨트를 중심으로 서울과 광주,강릉,대구,부산 등 전국 주요 과학산업 거점을 연결하는 이른바 'K벨트(Korea의 머리글자)'를 구축해 국가 균형발전까지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중현 교과부 2차관은 "세종시는 도시기반 계획이 완성돼 세종국제과학원 건설을 즉시 시작할 수 있는 데다 인근에 대덕연구개발 특구 등이 있어 우수 연구인력 확보에도 유리하다"며 "삼성,한화 등 선도 역할을 할 앵커 기업들이 입주하면 벤처형 중소기업들과 연계한 첨단 지식산업군까지 형성돼 산업기술 혁신을 창출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