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타(대표 이길순)는 공기청정기 업계에서 '스몰 자이언츠(Small giants)'로 불린다. 회사 설립 8년여 만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시장에서 10만원 안팎의 초소형 음이온 공기청정기를 100만개 넘게 팔았기 때문이다.

출시 초기만해도 업계에선 모두 '무모한 도전'이라며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길순 대표는 예상을 뒤엎는 기적을 일궈냈다. 이 대표는 "주부가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제품을 만들기로 생각했는데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개발 초기부터 부품 하나하나에 세심한 신경을 썼다. 기능은 우수하면서도 값은 저렴한 부품을 찾아내기 위해 청계천 상가를 매일 뒤지고 다녔다. 청계천 상가 일대에 '한 주부가 이상한 부품만 찾아다닌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였다. 사업경험이 없는 평범한 주부였던 이 대표는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듯' 제품기획부터 부품발굴,금형,생산까지 모두 직접 해결했다. 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도 직접 발로 뛰었다.

"당시만 해도 손바닥만한 크기의 공기청정기는 생각조차 못했던 때였죠.주거 공간을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제역할을 해내는 공기청정기를 개발해 보자는 게 역시 주 소비 타깃인 주부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이 대표)

에어비타는 현재 친환경 기술 선진국인 미국은 물론 독일 영국 중국 일본 등 20개국이 넘는 해외시장에서 수출되고 있다.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서는 고가의 명품으로 취급된다. 현지 유통업자가 지정돼 있는 일부 국가에서는 국내의 3~4배에 달하는 가격에도 없어 못 팔 정도다.

대기업은 물론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즐비한 글로벌 시장에서 무명이었던 에어비타가 이처럼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비결은 탄탄한 제품력이다.

회사는 공기필터를 사용하는 기존 공기청정기와 달리 음이온 방출 방식을 채택해 차별화를 꾀했다. 이 대표는 "1초당 200만개 이상의 음이온을 배출해 냄으로써 실내 공기중 부유물질은 물론 미세한 담배 연기 입자나 꽃가루 등을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각종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대장균 곰팡이 등 유해미생물을 원천적으로 없애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더욱이 주부들에게는 부담없는 대당 9만9000원으로 가격을 책정,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게 했다. 크기가 작은 만큼 한달 유지비도 많아야 100원 정도.

이 같은 장점은 해외에서부터 먼저 인정을 받았다. 브랜드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독일 TV홈쇼핑의 경우 에어비타는 첫 데뷔 방송 시작 1시간 만에 무려 1만6000여개가 팔려나가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회사는 올해를 대도약의 분기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는 에어비타의 제품력을 알리는 성장기로 평가하고 싶다"며 "올해부터는 에어비타가 더 많은 해외시장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도약의 시기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