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기 전에…글로벌 채권 발행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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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폴란드 등 외화債 '러시'
올들어 10일새 750억달러 발행
기업들도 "싼 금리로 확보" 가세
올들어 10일새 750억달러 발행
기업들도 "싼 금리로 확보" 가세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채권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달 들어 10여일 만에 발행된 채권 규모만 750억달러에 달한다.
통상 연초에는 투자자들의 신규펀드 자금을 겨냥해 기업들이 채권 발행을 늘리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유별나다는 지적이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따라 조만간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할 때 미리 싼 금리로 자금을 확보해 두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신흥국 외화표시채권 발행 잇따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11일 10년만기 달러표시 채권 10억달러어치를 연 5.25%에 발행했다. 멕시코 정부가 해외 채권을 발행한 것은 신용평가회사 피치와 S&P가 재정적자 확대를 이유로 지난해 11월과 12월 멕시코의 국가신용등급을 각각 BBB로 강등한 이후 처음이다.
발행금리는 미국채 10년물에 1.4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얹은 것으로 지난해 9월 10억달러 규모의 10년만기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했을 때의 금리보다 0.33%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발행비용이 낮아진 것은 경기회복 기대 등으로 신흥국 고금리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JP모건체이스 멕시코의 가브리엘 카시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여건이 좋고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폴란드도 이날 30억유로(약 43억달러)의 유로화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유로화표시 채권으로는 4년 만에 최대 규모다. 필리핀은 지난 7일 올 들어 아시아 국가 중에서 맨 처음으로 15억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금리는 6억5000만달러 규모로 발행된 10년물이 연 5.674%,8억5000만달러 규모의 25년물이 6.664%였다.
이번 입찰에는 발행액의 6배가 넘는 100억달러의 수요가 몰렸다. 덕분에 신규 발행채권 프리미엄이 10년물은 0.01~0.02%포인트,25년물은 0.05~0.06%포인트에 그쳤다.
지난해 1월 입찰 땐 10년물 국채의 신규 발행채권 프리미엄이 0.20~0.22%포인트였다. 신규 발행채권 프리미엄은 채권 신규 발행 시 부도위험을 헤지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에 투자자들이 추가로 요구하는 금리를 뜻한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도 조만간 10억달러와 40억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 서둘러
기업 역시 채권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 영국 프로축구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11일 채무상환을 위해 5억파운드(약 8억400만달러)의 채권발행 계획을 발표한 것을 비롯해 영국의 버진미디어와 독일 자동차회사 BMW 등이 채권시장에서 200억달러 이상의 자금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채권시장에선 GE캐피털,로이즈뱅킹그룹 등 8개사가 채권발행에 나서면서 지난 5일 하루 발행된 회사채 규모만 241억달러에 달했다. 하루 발행액 기준으로 사상 두 번째다.
아직까지는 회사채가 시장에서 무난히 소화되면서 채권시장 랠리(채권 가격 상승 · 수익률 하락)가 이어지고 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해 초 금융위기 당시 연 20%까지 치솟았던 투기등급 회사채(정크본드)의 평균 수익률은 9% 아래로 떨어졌다. 2007년 11월 이후 최저다. 투자등급 회사채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과 미국시장에서 국채 대비 회사채 가산금리는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각국의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이 같은 랠리는 멈추거나 꺾일 것이라는 불안감이 채권시장에 맴돌고 있다. FT는 회사채 시장의 최대 리스크는 개별기업의 신용도보다 중앙은행들의 '출구전략'이라고 전했다. 채권수익률이 높아지면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은 그만큼 커진다. 기업들이 채권 발행을 서두르는 이유다.
기업 입장에선 국채 발행이 급증하는 것도 부담이다. 채권시장에 공급이 늘면 그만큼 가격은 하락(수익률 상승)하기 때문이다. 다만 전체 채권시장에서 국 · 공채 대비 회사채 비중이 줄고 있어 상대적으로 고수익인 회사채의 인기가 쉽게 식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바클레이즈캐피털은 올 연말 미 채권시장에서 국채 비중이 1998년 이후 최고 33.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통상 연초에는 투자자들의 신규펀드 자금을 겨냥해 기업들이 채권 발행을 늘리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유별나다는 지적이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따라 조만간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할 때 미리 싼 금리로 자금을 확보해 두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신흥국 외화표시채권 발행 잇따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11일 10년만기 달러표시 채권 10억달러어치를 연 5.25%에 발행했다. 멕시코 정부가 해외 채권을 발행한 것은 신용평가회사 피치와 S&P가 재정적자 확대를 이유로 지난해 11월과 12월 멕시코의 국가신용등급을 각각 BBB로 강등한 이후 처음이다.
발행금리는 미국채 10년물에 1.4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얹은 것으로 지난해 9월 10억달러 규모의 10년만기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했을 때의 금리보다 0.33%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발행비용이 낮아진 것은 경기회복 기대 등으로 신흥국 고금리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JP모건체이스 멕시코의 가브리엘 카시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여건이 좋고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폴란드도 이날 30억유로(약 43억달러)의 유로화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유로화표시 채권으로는 4년 만에 최대 규모다. 필리핀은 지난 7일 올 들어 아시아 국가 중에서 맨 처음으로 15억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금리는 6억5000만달러 규모로 발행된 10년물이 연 5.674%,8억5000만달러 규모의 25년물이 6.664%였다.
이번 입찰에는 발행액의 6배가 넘는 100억달러의 수요가 몰렸다. 덕분에 신규 발행채권 프리미엄이 10년물은 0.01~0.02%포인트,25년물은 0.05~0.06%포인트에 그쳤다.
지난해 1월 입찰 땐 10년물 국채의 신규 발행채권 프리미엄이 0.20~0.22%포인트였다. 신규 발행채권 프리미엄은 채권 신규 발행 시 부도위험을 헤지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에 투자자들이 추가로 요구하는 금리를 뜻한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도 조만간 10억달러와 40억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 서둘러
기업 역시 채권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 영국 프로축구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11일 채무상환을 위해 5억파운드(약 8억400만달러)의 채권발행 계획을 발표한 것을 비롯해 영국의 버진미디어와 독일 자동차회사 BMW 등이 채권시장에서 200억달러 이상의 자금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채권시장에선 GE캐피털,로이즈뱅킹그룹 등 8개사가 채권발행에 나서면서 지난 5일 하루 발행된 회사채 규모만 241억달러에 달했다. 하루 발행액 기준으로 사상 두 번째다.
아직까지는 회사채가 시장에서 무난히 소화되면서 채권시장 랠리(채권 가격 상승 · 수익률 하락)가 이어지고 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해 초 금융위기 당시 연 20%까지 치솟았던 투기등급 회사채(정크본드)의 평균 수익률은 9% 아래로 떨어졌다. 2007년 11월 이후 최저다. 투자등급 회사채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과 미국시장에서 국채 대비 회사채 가산금리는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각국의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이 같은 랠리는 멈추거나 꺾일 것이라는 불안감이 채권시장에 맴돌고 있다. FT는 회사채 시장의 최대 리스크는 개별기업의 신용도보다 중앙은행들의 '출구전략'이라고 전했다. 채권수익률이 높아지면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은 그만큼 커진다. 기업들이 채권 발행을 서두르는 이유다.
기업 입장에선 국채 발행이 급증하는 것도 부담이다. 채권시장에 공급이 늘면 그만큼 가격은 하락(수익률 상승)하기 때문이다. 다만 전체 채권시장에서 국 · 공채 대비 회사채 비중이 줄고 있어 상대적으로 고수익인 회사채의 인기가 쉽게 식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바클레이즈캐피털은 올 연말 미 채권시장에서 국채 비중이 1998년 이후 최고 33.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