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무기 판매를 결정한 미국을 강한 톤으로 비난해온 중국이 11일 예고 없이 미사일 요격 실험을 강행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군이 지상에서 미사일 요격시스템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실시했다며 기대했던 목표를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미사일 요격) 실험은 방어용일 뿐 다른 나라에 대한 공격용이 아니다"고 밝혀 주변 국가들의 확대해석을 사전 차단하고 나섰다.

하지만 홍콩의 펑황TV는 "중국의 미사일 요격 실험은 민감한 시기에 진행됐다"며 "미국이 대만에 판매하는 무기에 포함된 요격미사일 패트리엇(PAC)-3를 겨냥한 실험"이라고 12일 보도했다. 환구시보 등 중국 언론들도 "이번 실험에서 중국은 탄도미사일이 비행하는 도중 요격해 이를 떨어뜨렸다"면서 "10여 차례 시도해 성공과 실패를 반복했던 미국에 비해 더욱 우수한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자국의 거센 반발에도 미국이 PAC-3를 비롯한 무기를 대만에 판매하기로 한 데 대해 최근 일주일 사이에 8차례 이상 강력한 톤으로 비난하면서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황쉐핑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8일 성명에서 "무기 판매는 양국 간 군사적 신뢰를 엄중히 훼손했다"면서 "중국은 이에 대해 추가로 대응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모린 셔먼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사전 통지를 받지 못했고 관측시스템을 통해 중국에서 두 건의 미사일 발사를 감지했다"면서 "중국 측에 이번 실험의 목적 등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미국이 군사적 대치로까지 치달을 조짐은 보이지 않지만 양국이 상호 무역규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양국 관계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