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대 "등록금 동결"…사립대 "상한제 반대"
전국 국 · 공립대 총장협의회 소속 12개 대학이 올해 등록금을 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사립대총장협의회는 정치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등록금 상한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대조를 이뤘다.

전국 국 · 공립대 총장협의회(회장 서거석 전북대 총장)는 경북대 경상대 목포대 부산대 서울산업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한국방송통신대 한경대 한밭대 등 12개 대학이 올해 등록금을 동결했다고 12일 밝혔다.

다른 국 · 공립대도 내부 의견수렴 중이어서 등록금 동결에 동참하는 대학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국 · 공립대학들은 "2년 연속 등록금을 올리지 않으면 학교 경영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립대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학부모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동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사립대총장협의회(회장 이기수 고려대 총장)는 이날 서울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김한중 연세대 총장,김종량 한양대 총장 등 18개 대학 총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이사회를 열고 "대학의 자율적 등록금 책정을 규제하는 국회의 '등록금 상한제' 입법화를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까지 국민들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재정적 어려움을 무릅쓰고 자발적으로 등록금을 동결해 왔다"며 "그럼에도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등록금을 규제하려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뿐 아니라,대학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사립대들은 "사립대학들이 재정적 압박 없이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건설적이고 구조적인 사립대 지원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해 사립대 지원육성법을 제정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에서는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ICL)'를 시행할 경우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만 부추길 수 있다며 제도 도입과 함께 등록금 상한제도 추진하고 있다. 여야는 상한제에 공감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등록금 인상률을 직전 3개연도 평균 물가상승률의 1.2배,한나라당은 1.5배 이하를 각각 주장하고 있어 아직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앞서 서울여대 가톨릭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조선대 목원대 호남대 부산여대 등 상당수 사립대들은 등록금을 2년 연속 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도 최근 대교협을 방문한 자리에서 "올해 등록금 동결 등 인상 자제 노력을 자발적으로 기울여 달라"고 당부하는 등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국립인 서울대나 사립인 고려대 연세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들은 입장 표명을 꺼리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