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인터넷을 이용해 지하철에서도 인터넷을 하는 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값비싼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구매하기 여의치 않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지하철에서 인터넷을 즐긴다'는 건 그림의 떡일 뿐이다.

하지만 서울 시민들이 지하철에서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하게 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 조만간 지하철 1~4호선 120개 역에 인터넷 전용회선을 이용해 음성 데이터뿐 아니라 영상을 비롯한 각종 데이터까지 전송할 수 있는 아이피 텔레포니(IP-Telephony) 시스템 913대가 설치되기 때문이다.

아이피 텔레포니를 설치,운영하는 업체는 핑거터치(대표 신정헌).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작년 2월 아이피 텔레포니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아이피 텔레포니는 유동인구에 따라 역별로 많게는 16대까지 설치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장소와 위치에 따라 아이피 텔레포니에 다양한 디자인을 입힐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이피 텔레포니를 통해 서울 시민들은 저렴한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문자와 영상 이미지도 전송할 수 있게 된다"며 "지하철 운행에 관련한 다양한 정보 검색은 물론 역사 주변 지역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지도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핑거터치는 아이피 텔레포니를 통해 소비자들이 생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고 강조한다. 인터넷 전화 서비스의 경우 휴대폰은 물론 공중 전화보다 저렴하다. 또 서울시내 전역을 검색할 수 있는 디지털 지도 서비스도 제공되는 만큼 지하철 역사 주변의 관공서 은행 병원 학교 맛집의 위치와 세부정보도 찾을 수 있다.

여기에 각종 쿠폰과 공연장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도 있으며,음악이나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제공된다.

이메일 전송은 기본이다. 기업과 제품을 홍보하고 싶은 기업이라면 아이피 텔레포니가 제격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터치스크린 기반의 46인치 LCD 화면이 탑재된 아이피 텔레포니는 '보고 만지고 반응하는' 체험형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기존의 '주입식' 광고와 달리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세부 정보를 직접 선택하기 때문에 브랜드와의 교감을 통해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이피 텔레포니를 통해 기업은 다양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며 "대형 LCD 화면을 통한 영상광고와 조명식 부착광고가 동시에 집행되는 만큼 시너지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신정헌 대표는 "아이피 텔레포니는 디지털카메라 솔루션을 통해 광고에 노출된 소비자의 수는 물론 연령 성별까지 파악할 수 있다"며 "기존 옥외광고와 달리 광고 효과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광고주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